
고령화시대, 한국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돌봄 정책은 '구강관리'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임지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회장은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연 미디어아카데미 강연에서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인의 건강 악화는 뇌나 심장이 아니라 '입 안'에서 시작된다"며 "씹지 못하면 먹지 못하고, 먹지 못하면 몸이 무너진다"고 했다. 치아 문제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음식을 씹지 못하면 단백질과 칼로리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근육량이 줄고, 이는 체력 저하와 체중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
그는 구강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4대 과제'로 △치매 어르신·가족·지역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돌봄 인프라 구축 △방문간호·방문요양 등 노인 돌봄 체계에 치과·구강 프로그램 포함 △요양원·가정 방문을 위한 치과·치과위생사 진료 수가 신설 △전국 요양시설의 구강관리 정기화·의무화를 제안했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40년 전부터 구강건강 대책을 본격화했다. 1989년만 해도 일본 노인의 평균 잔존 치아는 10개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구강건강이 곧 영양·근육·인지기능·삶의 질·의료비 지출과 직결된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8020 프로젝트(80세에 자연 치아 20개 유지)'를 시행했다. 이때부터 노인을 위한 방문 치과 진료가 본격 시행됐고, 치매 환자는 연 4회까지 구강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됐다.
그 결과 일본은 2016년, 목표보다 6년 앞서 프로젝트의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1989년 대비 잔존 치아 수는 3배 이상 증가했고, 80세 이상 노인의 20개 이상 치아 보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임 회장은 "치아 한 개의 가치는 약 3만달러(약 4500만원)에 달하고, 1∼1.5년의 수명연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일본이 거대한 국가 예산을 구강관리와 치매정책에 꾸준히 투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 333법칙, 알고 보니 = 임 회장은 구강건강의 기본은 양치질이지만, 흔히 알려진 '333법칙'(하루 3번·식후 3분 이내·3분 이상 양치)은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꼼꼼함'라는 설명이다.
그는 "치아를 완전히 깨끗하게 닦으면 세균이 다시 나쁜 영향을 주기까지 약 48시간이 걸린다"며 "하루 한 번만 10분 이상 꼼꼼하게 닦아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바른 양치법으로 △작고 세밀한 칫솔 제품 사용 △3개월마다 칫솔 교체 △이가 시리거나 잘 썩는다면 불소 함유 치약 권장 △양치 전 치실 사용 꼭 △정기적 스케일링 등을 권했다.
임 회장은 특히 초고령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흡인성 폐렴의 출발점이 구강 세균인 만큼 평소 구강 건강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 관련해서도 "치주균은 치매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을 촉진한다"며 "치매 치료제는 없지만, 구강관리로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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