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 후보’에서 점프업…LG 손주영 “15승 목표”

2024-12-04

“15승, 그리고 160이닝이 목표입니다.”

성공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 LG 트윈스 손주영(26)이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에이스’의 상징인 15승을 다음 시즌 목표로 제시했다.

좌완 파이어볼러 손주영의 급성장은 올해 LG의 최고 소득 중 하나로 꼽힌다. 프로 8년차인 그는 올해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을 기록했다. 큰 부상 없이 28경기에 나서면서 규정 이닝을 살짝 넘긴 144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특히 가을 야구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불펜진이 약한 마운드 사정을 감안해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손주영을 구원 투수로 활용했다. 3차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2개만 주고 무실점해 승리 투수가 됐다. 사흘 쉬고 나선 5차전에서도 2이닝 퍼펙트로 승리를 지키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했다. 손주영은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찌릿찌릿했다. 경기 장면을 50번 정도는 돌려본 것 같다”고 웃었다.

3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도 기량 발전을 인정받아 ‘점프업상’을 받았다. 손주영은 “올해 나 자신에게 점수를 주자면 85점 정도인 것 같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후반기에 선발투수로서 기량이 성장한 걸 확인했다. 특히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 이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당시 LG는 1차전에서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회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패했다. 그러면서 4위 두산에게 1경기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2차전 선발로 나선 손주영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내 한숨을 돌렸다. 자칫 5위까지도 밀릴 뻔 했으나 손주영의 활약을 앞세워 3위를 지킬 수 있었다. 개막 전 ‘5선발 후보’ 정도로 분류되던 그가 ‘믿을맨’으로 거듭난 장면이었다.

손주영의 성장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큰 키(1m91㎝)에서 나오는 호쾌한 빠른 공을 던져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까지 22경기에서 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22년엔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담금질을 거쳐 올 시즌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구속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제구력과 변화구 능력을 갖추면서 정상급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손주영은 “차명석 단장님이 2군에 있을 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언제 (1군에) 올거냐’고 묻곤 하셨다. 오래 기다리시게 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잠실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리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꾸준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것이다. 포스트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근육 손상이 발견돼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손주영은 “감독님, 단장님께 전화를 걸어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근육이 살짝 찢어졌고, 출혈도 있었다. 다음 국제대회에는 꼭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내년 목표도 일찌감치 정했다. 15승, 그리고 160이닝 투구다. 올해 다승왕에 오른 곽빈(두산 베어스)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못잖은 국내 투수 에이스가 되겠다는 포부다. 준비도 차근차근 하고 있다. 치료가 끝난 뒤 매일 야구장에 출근해 운동 중이다. “시즌을 마친 뒤 3주 쉬었는데, 몸이 근질근질했다. 매일 출근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한 손주영은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곧장 잠실야구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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