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할 수 있는 건 선수들과 더 소통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 뿐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이진영(44) 타격코치는 3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날 코치상을 수상했다. 지도자가 된 뒤 처음으로 받는 상이다.
올 시즌 삼성은 홈 구장 라이온즈파크를 활용한 '빅 볼'로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매서운 홈런포를 터트리며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진영 타격코치는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코칭으로 팀 홈런 8위(88개) 삼성이 1위(185개)로 발돋움하는 데 힘을 보탰다. 삼성이 팀 홈런 1위에 오른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2018년 은퇴한 이진영 코치는 2019년 일본 라쿠텐에서 단기 연수를 받은 뒤 이듬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23년 겨울 삼성에 부임해 장타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이진영 코치는 "코치로서 첫 수상이라 기쁘다. 삼성 타자들에게 영광을 돌리겠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구자욱부터 시작해서 막내 김영웅까지 많은 소통을 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생겼고, 올 시즌을 잘 치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영 코치는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건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한 노력의 대가다. 우승을 아쉽게 놓치긴 했지만, 내년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제일 고마운 선수는 고참들이다. 구자욱, 김헌곤, 류지혁, 이성규 등이 작년까지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올해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이 코치의 역량은 야구 대표팀에서도 발휘됐다.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경기당 5.8점을 올렸다. 구자욱과 노시환 등 주축을 맡을 타자들이 빠진 가운데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했다. 조별리그 1위에 오른 일본(7.2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3승 2패로 수퍼라운드(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진영 코치는 "세계 최고의 팀들과 맞붙으면서 우리 야구의 현실을 다시 확인했다. 그걸 가지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팬들이 많이 실망하셨겠지만, 우리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 이를 토대로 잘 준비하면 다가오는 아시안게임과 WBC, 올림픽에서 잘 싸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시즌 삼성 타선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3년차 김영웅이었다. 풀타임 첫 해에도 홈런 28개를 때려내며 거포의 자질을 선보였다. 이진영 코치는 "영웅이가 팀에 큰 도움을 줬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야구에 진심인 선수다. 본인의 발전을 위해 늘 고민하는 선수다. 내년에도 캠프부터 잘 준비해서 단점을 보완해 더 좋은 시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