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8년간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ㆍ유니테이드)의 핵심적인 파트너로 수많은 어린이ㆍ취약계층의 목숨을 구하는데 기여했습니다.”
지난 13일 만난 필립 뒨통(Philippe Duneton) 유니테이드 사무총장은 “앞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더 강화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4 세계 바이오 서밋’ 참석 차 방한했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개최한 이 행사는 미래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혁신과 투자,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유니테이드는 WHO의 산하 기구로 2006년 출범했다.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 등 3대 감염병을 치료ㆍ예방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양질의 의약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은 유니테이드 설립 초기부터 집행이사회 멤버로 참여해왔다.
뒨통 사무총장은 “이번 방한 때 권기환 외교부 글로벌다자외교조정관과의 면담을 가지며 ‘액트-에이’(ACT-A) 이니셔티브를 통해 1700만 달러(약 240억원) 규모의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CT-A는 2020년 4월 출범한 WHO 주도의 코로나19 대응 국제 공조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정부가 유니테이드에 지원하는 금액은 2200만 달러(약 310억원)에 이른다”고 뒨통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은 약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기여했고, 유니테이드의 여섯 번째로 큰 기여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뒨통 사무총장은 “한국은 거의 초창기부터 함께 한 설립 멤버이자 특별한 파트너”라며 한국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기여 덕분에 매년 약 3억 명의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뒨통 사무총장은 한국의 바이오 기술력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생산국”이라며 “유니테이드의 비전인 ‘저렴하고 접근 가능한 치료 제공’을 발전시키는 데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같은 역량을 가진 다른 나라가 없다”며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에 한국 기업 바이오노트가 유니테이드와 협력해 진단에 필요한 원자재와 장비, 기술 등을 세네갈로 이전해 진단기기 생산을 지원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번 바이오 서밋을 계기로 뒨통 사무총장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만나 보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앞으로도 개발도상국의 의료 접근성을 더욱 확대하고 전 세계 취약계층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