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수장 잇딴 교체…'200조 도전' 시장 못 따라가는 인력풀

2025-01-14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올해 순자산 200조 원 돌파를 노릴 정도로 급성장하자 자산운용사들이 해당 조직을 이끄는 수장을 연말 연초 잇따라 교체하고 나섰다. ETF가 최대 먹거리 사업으로 떠올랐음에도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운용 업계 내 인재 쟁탈전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올 초 하나자산운용 ETF총괄본부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하나운용은 1984년생인 김 담당의 직급도 부장대우에서 상무보로 높여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ETF 조직장을 새 인물로 바꾼 운용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박명제 전 블랙록자산운용 한국 대표를 ETF사업부문장으로 수혈했다. 하지원 전 삼성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올 초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최근 ETF사업본부장에 1982년생인 노아름 ETF운용실장을 앉혔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외부 인사를 살피다가 기존 김현빈 ETF투자본부장 자리를 내부 출신인 김승철 패시브솔루션본부장으로 채웠다. ETF부문장은 한수일 채권운용부문장이 겸직하기로 했고 김 본부장은 자사 마케팅 부문으로 이동했다.

운용사들이 ETF 조직장을 너도나도 교체하고 나선 것은 올해 펀드 사업의 성패도 결국 이 부문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문제는 업계 내 전문인력 수는 시장 성장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가 삼성운용 시절 이른바 ‘ETF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길러낸 이들이 아직도 인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981년생인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을 비롯해 KB운용의 김 전 본부장과 노 본부장 등이 모두 삼성운용 출신이다. 하나운용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운용사들이 한정된 인재, 높은 연봉의 벽에 부딪쳐 내부 승진이라는 고육책을 꺼내든 이유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ETF를 완전히 상품화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과정을 총괄할 역량을 갖춘 인재는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더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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