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골프 치러 갈 때 여행사를 이용할 것인가, 차를 빌려 셀프 여행할 것인가. 자유 여행이 대세가 되면서 골프에도 이런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골프 여행은 짐이 많다. 골프장은 외진 곳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 직접 자동차를 렌트해 셀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고 아예 부산에서 페리로 차를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셀프 여행은 이동의 자유가 있다. 짐 걱정 없이 여러 지역을 돌아볼 수도 있다. 다른 여행객들과 단체행동을 안 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도 보장된다.
한국과 반대 차선을 이용하는 일본 도로 운전도 하루이틀 해 보면 적응이 된다. 일본 렌트카 회사에서는 한국인 사고율이 3배도 넘는다면서 차에 ‘외국인 탑승’ 스티커를 붙여주기도 하는데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위험은 의외의 장소에 도사리고 있다. 나는 한 달 여 여행 중 큰 사고 위험이 두 번 있었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는 일본 골프 여행의 숨은 장단점은 무엇일까.
20대에 배낭여행으로 영국에 처음 갔을 때 공항 밖으로 나와 깜짝 놀랐다. 모든 자동차는 역주행했고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차가 대부분이었다. 한국과 달리 자동차들이 좌측통행을 해서다. 디 오픈 등 취재를 위해 영국에 여러 번 가서 운전을 해봤지만 우측통행 습관은 잘 바뀌지 않는다.
일본에서 차에 탈 때마다 와이퍼를 한 번씩 켜고 출발했다. 유리를 닦으려 그랬던 게 아니다. 깜빡이를 켜려다 와이퍼를 켠 거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우핸들(Right Hand Drive) 차량이며 방향등 스위치는 우측, 와이퍼 스위치는 좌측에 있다. 일본 여행 후 첫 3주 정도는 매일 아침 습관적으로 차 왼쪽으로 갔다가 핸들이 없다는 걸 깨닫고 반대쪽으로 가서 탔다.
일본 골프여행에서 차를 렌트하면 여행사 상품과 가격 차는 얼마나 될까. 1인당 100만원 차이가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싼 요금과 비싼 요금을 대비하는 경우나 그렇지 실제 그렇지는 않다. 여행사끼리의 경쟁도 심하고, 셀프 여행과의 가격 경쟁도 감안해야 해서 가격 차가 크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