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주할 때 매번 다른 아이디어를 다 받아주는, 음악적으로 잘 맞는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최하영) “‘이런 아이디어를 던지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받고 있어요.”(최송하)
자매 사이인 첼리스트 최하영(27)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25)가 오는 4월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은 해외에서는 여러 차례 듀오 무대를 가졌지만 국내에서 함께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1부에서는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인 최하영이 바흐와 펜데레츠키 등을 솔로로 연주하고, 2부에서는 자매가 듀오 무대를 펼친다.
자매는 현재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자 자격으로 벨기에 5개 도시를 돌며 연주 중이다. 언니 최하영은 2022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동생 최송하는 지난해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지난 12일 화상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둘 다 한국에서 악기를 시작했고 우리를 같이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4월30일 무대에 올릴 프로그램인 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주’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K423’이다. 모차르트의 이중주는 비올라 파트를 첼로로 대신 연주한다.
전문 연주자로 같은 길을 걷는 두 사람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사이다. 좋아하는 작곡가나 음악 취향이 비슷하다. 최하영은 “민속음악적 성격이 강한 코다이의 곡은 첼로와 바이올린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최송하는 “코다이는 우리 성향에 잘 맞는 곡이라 생각해 별다른 토론 없이 바로 정했고, 살짝 다른 조합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른 시대의 곡으로 모차르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장점으로 순발력을 꼽았다. 최하영은 동생의 장점으로 순발력 이외에 “관객을 사로잡는 힘이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최송하는 “언니는 새롭고 도전적인 곡을 많이 하고, 잘 아는 곡이라도 새로운 해석을 들려준다”고 평가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하영의 대담함은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최하영은 당시 최종 결선에서 콩쿠르 역사상 단 한 번도 연주된 적 없는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 협주곡을 선택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두 사람 모두 협주곡을 연주할 때 카덴차(협주곡에서 오케스트라 반주 없이 독주자만 연주하는 부분)를 직접 작곡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카덴차 작곡은 악보의 지시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 클래식 음악에서 연주자만의 개성과 창의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영역이다.
4월30일 공연에서 자주 듣기 힘든 코다이의 이중주를 올리기로 한 데도 개성과 도전을 중시하는 두 사람의 음악적 지향이 반영돼 있다. 최하영은 “관객에게 생소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송하는 “관객이 불편해하더라도 숨겨진 보석들을 들려주고 시야를 넓힐 기회를 제공하는 게 음악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맏언니 최하임(29)도 음악가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최하임은 영국 웨일스에서 실내악단 리더로 활동 중이다. 최송하는 “바이올린 두 대와 첼로 한 대로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렵지만 언젠가 저희 셋이 함께 연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