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기금 돌려막기’ 3년, 문 정부의 3배

박홍근 의원, 예·결산 자료 분석

공자기금서 223조원 세수 메워

윤석열 정부에서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끌어온 자금이 22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자기금에서 끌어오는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연쇄적인 기금 손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정부의 예·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윤석열 정부 3년간 공자기금이 각 기금에서 끌어온 자금인 ‘예수금’ 규모는 223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문재인 정부 첫 3년간 공자기금 예수금(78조원)의 약 3배다.

공자기금은 각 기금의 여유 재원, 국채 발행으로 들어온 자금으로 국채를 상환하거나 재원이 부족한 다른 기금, 정부 일반회계에 자금을 빌려주는 ‘공공은행’의 역할을 한다. 지난해 정부는 56조원의 세수 펑크를 메꾸기 위해 공자기금을 활용했다. 올해도 국세수입이 30조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공자기금을 통한 ‘기금 돌려막기’로 부족한 세입을 상당 부분 임시변통할 예정이다.

공자기금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손실도 커졌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순자산이 -7조1039억원이던 공자기금은 2022년 -10조4947억원, 2023년 -13조9204억원으로 총 6조8165억원 줄었다. 올해 말에는 공자기금 순자산 규모가 -25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에도 공자기금 의존을 높일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올해보다 5조원 늘어난 86조7000억원을 일반회계로 끌어오는 공자기금 예수금으로, 공자기금에 내는 예수금 이자비용은 30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내년에 총 16개 기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공자기금에 빌려주는 기금은 서민들에게 주택 구입과 전세 자금 등을 빌려주는 주택도시기금이다. 내년도 주택도시기금은 전체적인 긴축 기조에 따라 행복주택 융자나 다가구매입임대 출자, 도시재생지원 사업 등이 올해 대비 40% 넘게 감액됐다. 하지만 공자기금에 예탁하는 규모는 예년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총 9조5599억원으로 편성됐다.

국유재산관리기금, 군인복지기금, 근로복지기금,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등도 내년에 올해보다 기금 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히려 공자기금에는 예탁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공자기금에서 끌어오는 자금이 커질수록 연쇄적인 기금 손실, 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