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말할 것 없는 강자죠. 힘든 상대지만, 최선을 다해볼게요.”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기사는 같은 중국의 딩하오 9단. 하지만 세계기전 우승에 목이 마른 당이페이 9단은 이번에야말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가 넘친다.
당이페이는 19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롄샤오 9단을 상대로 28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5시간15분이 걸린 대혈전이었다.
당이페이는 오는 20~22일 열리는 결승 3번기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딩하오 9단과 우승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딩하오는 전날 열린 4강에서 진위청 8단을 제압하고 앞서 결승에 올랐다.
당이페이는 최근 역주행으로 유명한 선수다. 다름아닌 ‘랭킹 역주행’이다. 자신의 유일한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인 2017년 LG배 이후 이렇다 할 굵직한 우승이 없는 당이페이는 올해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타며 중국 랭킹 순위를 개인 최고인 3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컨디션이 괜찮았다. 승리가 많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랭킹은 그다지 의미가 있지는 않다. 많은 기사들의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당이페이의 기세가 무서운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역대 5번째 삼성화재배 2연패에 도전하는 딩하오는 까다로운 난적이다. 전날 진위청을 꺾고 결승에 오른 뒤 “지금까지의 바둑 내용만 유지하면 2-0으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LG배 이후 7년 만에 다시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 기회가 찾아왔고, 당이페이는 결코 쉽게 물러설 수 없다. 당이페이는 “대결하기 매우 힘든 상대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