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단위조합 적자↑·경영실태평가 등급 줄줄이 ↓... "중앙회·당국서 감독 강화해야"

2024-10-14

신협 단위조합 중 '적자 조합' 21년 말 56개서 올 상반기 말 441개로 약 8배↑

지난해 경영실태평가 등급도 전체 조합의 30%가 하락... 부실·부실 우려 조합↑

부동산 PF 부실에 직격타 맞아... 단위조합 위기 장기화 우려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협 단위조합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절반 가량의 단위조합이 적자인 데다가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하락한 곳도 전체의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협중앙회와 금융당국에서 단위조합에 대한 감시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상호금융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신협 단위조합 가운데 적자를 낸 조합은 2021년 말 56개에서 올 상반기 말 441개로 약 3년 반만에 8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올 상반기 말 기준 신협 전체 단위조합(886개) 중 적자 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49.8%에 달했다. 신협 단위조합의 절반이 올 상반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신협 단위조합의 악화된 경영 상황은 경영실태평가 등급 현황에서도 감지된다.

신협중앙회는 매 분기 각 조합의 자본 적정성, 자산 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등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한다. 통상 1등급(우수)과 2등급(양호)은 우량 조합으로,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은 부실이나 부실 우려 조합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규모가 현저히 적은 일부 직장 조합 등을 제외한 전국 신협 단위조합 857곳 중 지난해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직전년도 대비 하락한 조합은 260곳이다. 신협 단위조합 10곳 가운데 3곳의 경영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신협 단위조합의 위기는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우량 조합은 감소하고 부실 조합이나 부실 우려 조합은 증가했다. 2022년 1등급을 받은 단위조합은 모두 317곳이었으나 지난해 187곳으로 줄었으며, 3등급을 받은 조합은 43곳에서 135곳으로, 4등급을 받은 조합은 5곳에서 15곳으로 각각 늘었다. 다만, 2등급을 받은 조합은 492곳에서 520곳으로 소폭 늘었고 5등급은 없었다.

단위조합이 휘청이다보니 신협의 실적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신협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669억원) 대비 적자폭이 무려 다섯 배 이상 치솟으며 1960년 설립 이후 최대 적자인 33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자산 대비 순이익 규모를 의미하는 총자산수익률(ROA)은 2019년 0.36%에서 올 상반기 -0.17%로 낮아졌다.

신협 단위조합이 위기에 빠진 원인으로는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추진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 3월말 기준 신협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0.23%로 지난해 말 대비 4.21%p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부동산업 연체율은 3.22%p 오른 8.55%로 집계됐다. 건설업 및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을 가장 뚜렷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단위조합의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PF 구조조정에 쏟는 힘을 한층 늘림에 따라 대손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신협을 포함한 2금융권의 경우 조 단위 추가 충당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이달부터 모든 금융권의 PF 실적 점검 주기를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변경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대손비용이 늘면 PF 대출 상황과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단위신협은 경영 악화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위조합의 위기가 깊어지자 신협도 중앙회 차원에서 상황 개선을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부실채권 매입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올 하반기에만 총 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실채권 정리에 더해 신협중앙회와 금융당국이 단위조합에 대한 감시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단위조합의 부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신협중앙회와 금융당국이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재무구조 등을 개혁해 경영 체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단위조합들의 위기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체질 개선을 단위조합에 맡겨놓기 보다 신협중앙회와 금융당국이 직접 관리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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