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에 대해 시장 개방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관세 협상 카드로 농산물 시장 개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수입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반도체 관세도 시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각국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그렇게(시장 개방) 할 의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언급은 일본이 시장 개방 의지가 없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와중에 나왔다. 그는 자신이 교역 상대국 정상에게 보낸 상호관세율 통보 서한에 대해 “서한이 곧 합의”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본 같은 나라가 시장을 개방하려는 의지를 보이면 그 합의(서한)에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며 “일본은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서한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상호관세율을 32%에서 19%로 낮추는 협정을 체결한 인도네시아에 대해 “훌륭했다. 우리는 멋진 거래를 했고 그들은 나라 전체를 미국과의 무역을 위해 개방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시장 개방을 무역 합의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에 대응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미국산 사과 검역 절차 간소화 등을 고려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4일 “농산물의 경우 우리가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민감하고 지켜야 할 부분이 있는 만큼 지킬 것은 지키되 협상 전체의 틀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다음달 1일 전에 추가로 무역 합의를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5~6개국과 협상 중이며 아마 2~3개국과의 합의를 발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카리브해 주변의 “작은 나라들”에 10%를 조금 넘는 상호관세율을 일괄 적용할 것이라면서 곧 관세 서한을 대상국에 발송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를 이달 말 부과한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일정에 대해선 “(의약품보다) 덜 복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동차, 철강 관세에 이어 반도체 관세까지 현실화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