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류에이션 버블·시총 인덱스 구조까지, 미국 편중 78~87%는 위험 신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월가에 뉴욕증시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낙관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주식에 '올인'하는 전략은 사실상 '미친 짓'에 가깝다는 경고가 나왔다.
4일(현지시각) 마켓워치 칼럼니스트 브렛 아렌즈는 미국 증시가 지금까지 잘해왔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도 계속 초과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야구에서 뉴욕 양키스가 영원히 우승할 것이라고 믿는 것만큼 단순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시장의 역사적 사이클 왜곡, 밸류에이션 버블, 시가총액 인덱싱의 구조적 취약성, 극단적 포트폴리오 편중을 감안하면 현재 미국 증시에 대한 과도한 베팅은 비이성적이며 '미친(Crazy)' 전략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 '역사적 안전성' 믿음은 과연 타당한가
아렌즈는 미국 증시에 대한 '역사적 초과수익' 주장은 왜곡된 비교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했다.
HSBC는 미국 증시가 국제 시장 대비 낮은 리스크로 높은 수익을 냈다고 주장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비중 60%를 권고했다. 그러나 근거가 된 데이터는 1987년 이후 수익률로, 미국 증시에 유리한 시기만을 포함했다는 문제가 있다.
포함된 기간에는 ▲1980년대 말 일본 자산버블 붕괴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술주 중심 장기 랠리 ▲저금리·달러 강세 기반 미국 우위 구간 등이 포함됐다. 반면 ▲1970년대~1980년대 초 미국이 해외주식에 장기간 패배했던 시기 ▲2000~2009년 해외시장이 미국을 앞선 기간은 제외됐다.
결국 "역사적으로 미국이 안전하다"는 주장은 특정 구간에만 의존한 편향적 분석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증시의 초과성과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비싸짐 효과'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헤지펀드 AQR의 안티 일마넨과 토마스 말로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1990년 이후 미국 증시의 초과수익 대부분은 기업 실적 개선이 아니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해외보다 월등했기 때문에 오른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더 비싼 값을 지불했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아렌즈는 밸류에이션 상승은 재현될 수 없는 성과라면서, 이미 '비싸진' 시장에서 앞으로도 같은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일종의 '이중 계산(double counting)'이라고 비판했다.
◆ 개미투자자 비중이 78~87%… "극단적 편중"
시장 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주식은 글로벌 비중 약 60% 수준이지만, 실제 미국 개인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비중은 평균 78%, 뱅가드 개인 계좌 기준으로는 87%까지 치솟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장에 이렇게까지 비중을 실어주는 구조는 분산투자 원칙과도 어긋날 뿐 아니라, 가격이 오른 자산에 더 많은 돈을 태우는 재무적으로 취약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총액 기반 인덱스 투자에도 구조적 왜곡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ETF와 인덱스 펀드는 시가총액(cap-weight) 방식으로 종목을 편입하는데 이 방식은 구조적으로 ▲ 주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비중이 커지고 ▲이미 비싸진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게 되며 ▲버블 흐름을 강화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MSCI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동일비중(equal weight) 방식이 2000년대 초 이후 미국·글로벌 시장에서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현재의 미국 중심 인덱스 구조는 시장 과열을 자동적으로 확대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MSCI 분석에 따르면, 선진국 시장을 동일비중으로 구성할 경우 미국 비중은 약 4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60%는 미국 외 선진국 시장이 차지하며, 일본이 약 16%로 뒤를 잇는다. 이는 글로벌 분산투자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구조로 꼽힌다.
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 비중 78~87%라는 극단적으로 왜곡된 구조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장 역사와 자산배분 이론,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미국 편중은 위험 신호일 수밖에 없다는 게 아렌즈의 경고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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