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떼낸 신세계L&B...'하이볼·뷰티사업' 기웃

2024-07-08

위스키 증류소 백지화하고 제주소주도 물적분할

'와인 집중' 방침 속 신사업 주목...RTD하이볼 만들고 뷰티 사업 검토

엔데믹 전환 후 적자 전환...신사업과 시너지 낼까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신세계L&B가 본업인 와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신사업으로 하이볼, 뷰티사업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위스키 증류소 건립안을 백지화하고 제주소주를 3년 만에 떼어내는 등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은 신세계L&B의 신사업이 기존 본업과의 시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수제맥주 제조사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손잡고 위스키 에반윌리엄스를 활용한 RTD(Ready To Drink, 즉석음료) 하이볼을 오는 11일 공개한다. 이번 신제품 하이볼은 신세계L&B가 위스키 원액을 수입·공급하고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제조 및 유통을 담당한다. 편의점 등 주요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반윌리엄스는 신세계L&B가 국내에 독점 수입해 판매하는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버번 위스키다. 비교적 중저가의 가격으로 하이볼, 칵테일 베이스로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에는 단일 브랜드 기준 신세계L&B 내 최대 매출을 기록한 효자 브랜드로 손꼽힌 바 있다.

여기에 뷰티 사업 등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최근 '와인앤모어 뷰티'상품권을 출원했다. 와인 전문 주류 전문 매장인 '와인앤모어'에서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와인을 주원료로 하는 화장품 개발 등도 거론된다. 특히 '와인앤모어'를 뷰티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방향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신사업은 신세계L&B가 기존 와인 사업 중심의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신세계L&B는 당초 제주소주 공장에 위스키 증류소를 설립해 한국형 위스키 생산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말 해당 계획을 백지화했다. 또 최근에는 2021년 흡수 합병했던 제주소주를 3년 만에 다시 물적 분할하기로 했다. 소주 제조업과의 시너지를 꾀했지만 경영효율화로 경영방침을 선회하면서 결국 사업 분리를 결정했다.

코로나19 당시 호황이었던 와인·주류 유통사업이 엔데믹 전환 이후 시들해진 영향이다. 지난해 세계L&B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5% 줄어든 180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93.8%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RTD 하이볼 등 신세계L&B의 신사업이 주류 트렌드에서 다소 뒤쳐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위스키와 음료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열풍이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부터 본격화돼 지난해 정점 찍었다고 관측한다. 올해에도 RTD 하이볼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신세계L&B의 신제품 하이볼의 경우 생레몬 하이볼, 처음처럼 솔의눈, 우량하이볼 등 최근 이슈 제품 대비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세계L&B는 앞서 2022년 발포주 '레츠'를 론칭했다가 저조한 시장 반응으로 2년 만에 철수시켰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저도수·무알코올 소주 열풍에 역행해 24도의 고도주인 '킹소주24'를 한정판으로 선보이며 시장 반응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수제맥주가 빠진 편의점 주류매대를 RTD 하이볼이 채울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반응 대비 다소 늦은 대응으로 보인다"라며 "기존 하이볼에서 새롭게 변주를 준 제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일반 위스키 베이스의 하이볼이 얼마나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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