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생명보험 전속설계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불완전판매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설계사 고령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 전속설계사 평균 연령은 2000년 남자 36.0세, 여자 40.6세에서 지난해 남자 48.7세, 여자 51.8세로 높아졌다.

이에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장성보험 상품들의 보장 담보 수가 증가하고 보험금 지급 조건들이 까다롭게 변화해 가면서 이를 이해해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수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생명보험 전속 보험설계사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이 각각 19.9%, 21.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반면, 연령이 낮아질수록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전체 설계사 구성은 역삼각형 형태로 변화했다.
보험설계사는 초기 1~2년을 잘 정착하면 영업 노하우와 사회적 네트워크가 축적되면서 점차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해지고 연령 제한 없이 계속 일할 수 있다.
설계사 직업이 안정화된 장기근속 설계사들 중 일부는 고령설계사로 추정된다. 5년 이상 장기 근속자 비중은 2000년 남성 9.9%, 여성 25.2%에서 지난해에는 각각 35.7%와 36.1%로 증가해 고령층의 비중이 늘었다.
또 보험설계사로 신규 진입하기 위한 시험 응시자들이 고령화되고 있으며 중·장년층 신규 보험설계사의 진입 현상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 보험설계사 시험 지원자 현황을 살펴보면 20대와 30대 비율은 2010년 각각 22%, 37%에서 2024년 12%, 20%로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비율은 2010년 0.48%에서 2024년 10%로 크게 증가했다.
보험설계사 업무 자체가 젊은층보다는 사회 경험이 많은 중·장년층에게 유리한 직업이어서 중·장년층에게 경력 전환이나 재취업의 기회로 인식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고령 설계사의 경우 풍부한 인생 경험과 사회적 연륜을 바탕으로 고객의 다양한 생애 리스크에 대해 공감력 있는 상담을 제공할 수 있으나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도와 최신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상품 설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또 "보험설계사의 모집 활동은 일반적으로 고객 접근 - 공감 형성 - 설득 - 상품 설명의 과정을 포함하는데 이중 상품 설명은 AI가 수행하는 체계로 전환이 요구된다"며 "AI는 고객에게 직접 접근하거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상품 설명 측면에서는 보험설계사에 필적하는 수준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따라 설계사가 수행해야 하는 모집 과정과 인공지능이 보조하는 상품 설명 과정의 역할 구분에 대한 제도적 검토가 요구된다"며 "AI를 활용해 복잡한 보험상품의 구조와 보장 내용을 설명할 경우 불완전판매를 예방할 수 있으며, 고령 설계사의 정착률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