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증권(001720)이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반 불완전판매 모니터링을 도입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솔루션을 도입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대형 증권사는 물론 은행들까지 도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구정본 신영증권 미래금융팀 이사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기존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방식은 ‘원금 보장’ 등 특정 키워드가 나오면 그 부분만 집중 점검하는 방식이었다면 새로 도입한 AI 에이전트 솔루션은 대화의 맥락을 통해 위험 가능성을 짚어낸다”고 설명했다. 함께 개발에 참여한 이준명 부장은 “고객이 ‘1억 원을 투자하면 1억 원의 수익을 본다는 얘기죠?’라고 묻는 경우처럼 키워드 방식으로는 걸러지지 않는 문장도 AI 에이전트는 의미를 파악해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솔루션의 핵심은 AI의 도움으로 전수조사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일부 녹취만 사람이 들어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모든 통화를 텍스트화해 1차 분류한다. 이 부장은 “사고 발생 뒤 귀책을 따지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 발화 패턴을 사전에 발견해 영업 현장에 바로 피드백을 주는 예방형 모니터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20일 해당 기술을 도입했는데 벌써 대형 증권사와 은행 등 6~7곳에서 도입 및 공동 개발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은 공공 음성 데이터와 자체 금융 상담 합성 데이터 등을 활용해 총 1만 4000시간을 AI에 학습시켰다. 구 이사는 “기존 음성인식 기술이 한글, 특히 금융 용어와 사투리에 취약해 상품명만 바꾼 합성 데이터를 별도로 만들어 학습시켰다”고 했다. 기술 파트너로는 금융 도메인 파인튜닝 역량을 갖춘 AI 스타트업 젠티(GenT)가 선정됐다. 구 이사는 “단순 오픈소스 기반 솔루션과 달리 금융 환경에 맞춘 모델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이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비용과 수익 효과를 따지지 말고 바로 AI 솔루션을 도입하라”는 지시에서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말 가능성 검토를 시작해 올 1월 공식 착수, 10월 실사용까지 약 9개월이 걸렸다. 미래금융팀은 황 사장이 취임한 2019년 신기술 도입을 전담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으로 대부분 공대 출신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신영증권은 이를 시작으로 AI 기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 지식 챗봇, 뉴스·공시·리서치 자동 요약 시스템은 이미 테스트 단계이며 이르면 한 달 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적용된다. 이밖에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콜센터 응대, 문서 검색, 계약서 대조에 더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도 후속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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