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산불이 이어진 캘리포니아 남부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주말 비 소식이 있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와 유독성 산사태 등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주말인 25∼26일 LA 일대에는 12.7∼19.1㎜ 정도의 비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 많지 않은 강수량이지만, 3개월 넘게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바짝 마른 이 지역에는 단비가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화재 지역의 지반이 취약해진 상태에서는 이 정도의 비로도 산사태나 토석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 당국이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집중 호우가 검게 탄 산악지역을 쓸어내리면서 유독성 잿물의 범람이라는 새로운 악재도 동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LA카운티의 소방대는 최근 1주일 내내 팰리세이즈와 이턴 산불로 폐허가 된 산악지대의 검게 탄 숲과 나무의 검불을 걷어내고 피해지역의 도로 복구를 돕고 있다.
이 지역 대부분에는 앞으로 며칠 이내에 약 1인치(2.54cm)의 강우량이 예보되어 있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아졌다”는 경고도 나왔다.
일부 지역 상공에 비구름이 집중되어서 폭우가 쏟아질 경우 진흙과 산불 잔재가 산악지대의 급경사에서 쏟아져 산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국립 기상청이 경고하면서다.
기상청의 캐럴 스미스 예보관은 25일 “만약 그런 소나기나 폭우가 산불 피해지의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릴 경우에는 유독성 산불 잔재들이 흘러내리는 최악의 진흙 산사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주말의 비가 토요일 밤늦게 시작해서 28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일부 지역에 대해 홍수 주의보를 내렸다. 산악 지대에는 비 대신 눈이 예보되어 있다.
카렌 바스 LA시장은 이번 주 행정명령을 내려 산불 피해지역에 환경 영향에 대한 경고와 함께 산불 잔재물의 공해 물질에 대한 경보를 내렸다. LA카운티 지방 정부들도 산불 피해지역에 홍수 통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산물 잔재물과 타고 남은 것들을 치우도록 명령하고 있다.
이에 소방대원들은 지역 행정기관에 모래주머니 공급과 함께 하수 시설이 배관과 집수 유수지의 청소 등 정비를 돕고 있다.
지역 정부는 최근 산불 피해 지역에는 불에 탄 수많은 차량들과 전자 정비 장비들, 배터리, 건축 자재, 페인트, 가구 등 가재도구가 불탄 잔재물이 쌓여있기 때문에 독성 물질의 혼합물이 많다고 경고했다.
거기에 살충제와 석면, 플라스틱 물품들과 납 등 악성 공해 물질도 섞여 있어 주민들은 청소 작업 중에도 보호 장비와 방호복을 착용하라고 당국은 권고하고 있다.
산불 이후 잔재물들이 홍수로 인해 흘러내리는 등 진흙 산사태에 대한 경보는 2018년 LA부근 해안 지역의 몬테시토에서 큰 산불이 일어났을 때 진흙 산사태로 23명이 사망하고 수 백채의 가옥이 파괴된 이후로 생겨났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25일에도 여전히 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 데다가, 갑자기 습기가 많은 대기층 유입으로 큰비가 예보되면서 그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LA 지역 산불로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신고 됐으며, 다수의 주택이 소실되면서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재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화율은 81%, 이턴 산불의 진화율은 9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