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서울] 제주4‧3평화재단은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제2회 제주4‧3영화제를 개최한다.
올해 제주4‧3영화제는 ‘틈새에서 솟아오른 빛’이라는 주제로, 부조리한 폭력에 저항하는 자존의 빛이자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연대하는 따스한 연민의 빛에 부합하는 국내외 장편과 단편 경쟁 포함, 총 29편을 나흘간 선보인다.
특히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영화제 기간을 단축해 집중 운영하고, 단편 경쟁을 새로 도입하는 등 섹션을 체계화하면서 장기적인 발전을 꾀했다.
이번 영화제는 모두 네 개의 섹션으로 진행한다. ▲올해의 특별 시선(구조적 폭력) ▲묵직한 공명 ▲4‧3과 저널리즘 ▲단편 경쟁 ‘불란지’로 나뉜다.
‘올해의 특별 시선’ 섹션은 제주4‧3영화제가 강조하고픈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2024년은 다양한 얼굴로 가장한 탐욕에 의해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고 그 피해가 반복·심화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구조적인 억압과 불의의 고통을 드러내고자 ‘구조적 폭력’을 올해의 특별 시선으로 정했다.
동시에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는 숭고한 용기를 담아낸 영화들까지 폭넓게 편성됐다.
올해의 특별 시선 상영작은 ▲목소리들(개막작) ▲1923 간토대학살 ▲크레센도 ▲알제리 전투 ▲친밀한 적 ▲히든 ▲이븐 더 레인(폐막작)이다.
‘목소리들’은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4‧3 여성 피해자들을 조명한다.
‘1923 간토대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에서 벌어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대거 학살당한 사건을 추적한다.
‘크레센도’는 오케스트라 공연이란 소재로 현재 진행형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 나아가 평화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알제리 전투’와 ‘친밀한 적’은 지배국과 피지배국 관계였던 프랑스와 알제리 간의 물리적 충돌을 소재로 한 극작품이다.
‘히든’도 두 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프랑스 중산층 지식인의 위선을 꼬집는다.
‘이븐 더 레인’은 남미 국가인 볼리비아를 배경으로 제국의 침략이 자본의 침략으로 반복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짚어낸다.
‘묵직한 공명’ 섹션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던 전쟁과 폭력을 다룬 영화들을 소개함으로써 제주 4‧3이 제주공동체의 자존을 위한 저항이자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임을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묵직한 공명 상영작은 ▲침묵의 시선 ▲존 오브 인터레스트 ▲서산 개척단 ▲기억의 전쟁 ▲프리 철수 리 ▲나의 집은 어디인가 ▲나의 올드 오크 ▲더 서치이다.
‘침묵의 시선’은 1960년대 인도네시아 군부정권이 저지른 대규모 학살의 흔적을 좇아간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나치 독일이 저지른 끔찍한 홀로코스트를 평온한 일상의 풍경으로 보여준다.
‘서산 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이 저지른 사회명랑화사업의 이면을 고발한다.
‘기억의 전쟁’은 베트남 전쟁 당시 벌어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생존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프리 철수 리’는 197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억울하게 살인 용의자로 체포·수감된 한국인 이철수 씨 사건을 다룬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덴마크로 탈출한 주인공을 통해, 오늘날의 난민 문제를 깊이 있게 살핀다.
‘나의 올드 오크’는 열악한 사회 속에서 연대와 용기를 늘 강조하는 켄 로치 감독의 최신작이다.
시리아 난민의 영국 정착 과정을 다룬다.
‘더 서치’는 체첸 반군의 테러와 러시아의 보복으로 발발한 2차 체첸전쟁을 배경으로, 전쟁 피해자들의 고통에 주목한다.
‘4‧3과 저널리즘’ 섹션은 제주4‧3 방송 프로그램과 국가폭력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KBS제주 ‘다랑쉬비망록’은 다랑쉬굴 발굴 30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상이다.
KCTV ‘사슬’은 4‧3 연좌제 피해 실태를, 제주MBC ‘남겨진 아이들’은 4‧3 직권재심과 당사자들을 조명했다.
울산MBC ‘눈카마스 코리아’는 6.25 전쟁 당시 울산 지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보도연맹 학살사건을 중남미 사례와 비교해 추적한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편 경쟁 ‘불란지’ 섹션에서는 295편의 단편 경쟁작 가운데 10편을 선정해 소개한다.
제주4‧3부터 광주5.18, 이태원 참사, 미군 위안부, 재일 제주인 등 실제 역사적 사건부터 이별의 무게, 소외된 청소년의 성장기, 분단의 아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선정됐다.
10편 가운데 최우수작품상과 작품상 2편을 포함, 3편을 시상한다.
영화제 기간 동안 출품작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도 운영된다.
개막작 ‘목소리들’은 김은실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진행을 맡고 지혜원 감독과 김옥영 프로듀서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서산개척단’의 이조훈 감독도 관객과의 대화를 가진다.
‘프리 철수 리’는 배급사 커넥트픽처스의 남기웅 대표와 ‘이철수’ 구명운동에 참여했던 선우 브렌다 백(Brenda Baik Sunoo), 선우 정민(Jan Jungmin Sunoo) 재미교포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4‧3과 저널리즘 섹션에서는 다큐를 제작한 언론인(박재현, 문수희, 김찬년, 설태주)과 김수열 시인이 함께 한다.
알제리·프랑스 갈등을 다룬 영화 3편(알제리 전투, 친밀한 적, 히든)을 관람하고 난 뒤, 서영표 제주대 교수(사회학과)와 ‘제국의 폭력, 국가의 폭력, 그리고 일상의 폭력-우리는 얼마나 다른가?’를 주제로 스페셜토크를 진행한다.
개막식은 21일 오후 6시 30분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 6관에서 열린다.
폐막식은 24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장소 1관에서 연다.
개막식과 폐막식 진행은 여성학자 오한숙희씨가 맡는다.
22일과 23일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출품작을 상영한다.
마지막 날인 24일은 오전 11시부터 상영한다.
한편, 제주4‧3평화재단은 영화제를 함께 이끌어갈 서포터즈(총 4명)를 모집한다.
역할은 행사장 조성, 현장 사진 촬영, 관객 입장 안내, GV 촬영·기록, SNS 운영 지원 등이다.
활동 기간 동안 식사와 소정의 비용을 제공한다.
서포터즈는 제주4‧3영화제에 관심 있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서 영화제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모집은 11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으로 받는다.
선정 결과는 개별 안내한다.
영화 관람을 위한 사전 접수는 오는 15일부터 평화재단 누리집이나 포스터에 있는 큐알 코드에 있는 예약 링크를 통해 가능하며, 영화 관람료는 무료이다.
제주4‧3영화제 집행위원회 안혜경 위원장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분쟁에 의한 고통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2024년도 이제 거의 끝자락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겐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고통에 공감하며 공생하려는 애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역사의 상흔인 제주4‧3을 되새김질하는 제주4‧3영화제를 개최한다”며 “제주4‧3영화제가 아픈 역사의 고통을 기억하며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연민의 정을 나누는 공감의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또한 그런 영화들을 창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4‧3평화재단 김종민 이사장은 “제주4‧3영화제가 4‧3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역사와 가치를 담고 있는 영화들을 통해 제주4‧3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평화와 인권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