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전문의 여에스더가 난치성 우울증을 고백했다.
9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의사 부부 홍혜걸·여에스더가 출연했다.
이날 홍혜걸은 “여에스더가 엄청 까부는데 방송 촬영이 끝나면 자기 방에 올라가서 문을 닫고 커튼을 친다. 계속 누워만 있다.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여에스더는 난치성 우울증을 앓는다고 고백하며 “약을 먹어도 30~40%는 치료가 안 된다. 입원해서 머리를 지지는 치료를 28번 받았다”고 말했다. 홍혜걸은 “먹는 약으로 어떤 약을 써도 차도가 없어 내가 무력하다. 나도 의사인데 뭘 해도 안 되니까. 전기 경련 치료를 받을 때 전신마취만 28번을 해야 해서 석 달을 입원했다. 나와 아들이 계속 병실에 같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내 충동적으로 안 좋은 생각을 하니까 본인도 괴로웠는지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걸어 상담도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여에스더는 “도움이 됐다. 자정이 넘어 잠들지 못할 때 증상이 심해지는데 내가 예상했던 거보다 잘 교육받은 상담사가 전화를 받았고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어줬다. 익명이니까 내가 평생 입에 담지 못했던 말을 그 사람에게는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갱년기가 시작되면서 각집 생활을 했는데 지금도 각집 생활을 한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홍혜걸은 “아내가 혼자 있을 때는 표정이 어둡다. 그런데 내가 나타나면 나를 의식하니까 웃으려 애쓴다. 그게 힘든 거다. 차라리 편하게 있는 게 낫겠다 싶어서 떨어져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에스더는 “우울증을 10년 넘게 앓으면 남편도 지치지 않겠냐. 전염되니까 각집 생활하며 가끔 만나고 있다. 우울증을 길게 앓아 미안하다”고 미안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