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배터리 셀 기술 내재화 추진…평택에 파일럿 라인 구축

2025-11-03

한화가 배터리 셀 기술 개발에 뛰어든다. 잠수함이나 선박 등에 활용되는 특수 목적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위해서다. 한화는 그동안 외부에서 배터리 셀을 조달해 자체적으로 배터리 모듈과 팩을 만들었는데, 배터리 셀 기술 내재화를 추진해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기 평택에 배터리를 시험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에 배터리 공장 부지 1만4694제곱미터(㎡)를 확보하고, 착공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이르면 연내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7년 1분기 완공이 목표다. 파일럿 라인 생산능력은 0.5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수천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잠수함용 배터리와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잠수함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면 기존 납축전지 대비 경제속도 운용 시간과 수중 최대 운용 시간이 각각 1.6배와 3배 늘어나는 만큼 방산용으로 사업성이 뛰어나다. 선박용 ESS는 친환경 운항을 가능케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파일럿 라인을 건설하는 건 배터리 셀 기술 확보를 위해서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형태로 구성된다. 셀은 배터리의 기본 단위로, 효율적 관리를 위해 여러 개의 셀을 묶어 모듈로 만들고, 모듈을 다시 여러 개 모아 팩을 완성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팩과 모듈을 자체 생산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만든 배터리 셀을 조달, 패키징 후 최종 완제품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필요로 하는 배터리는 특수 목적용이다보니 수급이 원활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가 까다로운 반면 물량은 적어 배터리 제조 업체들과 한화 사이에 괴리가 생긴 것이다.

이 사안에 밝은 업계 고위 관계자는 “잠수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30년 이상 운용돼야 하는 만큼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며 “개발과 생산이 까다로운 반면에 생산량은 적다보니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전했다.

배터리 기업들에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니다보니 한화 입장에서는 안정된 공급망이 필요했고, 이에 직접 기술 내재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셀 자체 생산과 양산까지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도 배터리 전문 업체들과 협력하지만 일부는 자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강화 차원이다.

한화는 계열사 간 배터리 사업 역량 결집을 통해 기술 내재화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 한화모멘텀은 배터리 장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ESS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서 시너지 효과 창출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평택에 다양한 배터리를 실험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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