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녹스에코엠이 실리콘 음극재 원료인 '실리콘산화물(SiOx)' 양산을 시작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에너지를 늘리고, 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게 하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다. 실리콘산화물은 그동안 중국에 의존해왔는데, 이녹스 자회사인 이녹스에코엠이 국산화해 공급망 안정화가 기대된다.
조정용 이녹스에코엠 대표는 “고객사 실사를 완료하고 10월 말부터 국내 음극재 업체에 실리콘산화물 첫 양산·공급을 시작했다”면서 “공장이 본격적인 풀가동 체제에 돌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녹스에코엠은 지난 6월 베트남에 SiOx 공장을 준공했다. 덩어리 형태 럼프를 고객사인 음극재 회사에 납품하면, 이를 음극재로 가공해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종 고객사는 전기차 업체다. 2019년 포르쉐를 시작으로 테슬라, 현대차·기아, 아우디 등이 자사 전기차에 실리콘 음극재를 탑재하고 있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좌우하는 소재다. 현재는 주로 흑연이 음극재 소재로 활용되고 있지만 실리콘이 차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론적으로 흑연보다 10배 이상 용량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리콘 함량을 높이면 팽창 문제로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실리콘을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비중을 늘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실리콘 음극재 소재로는 SiOx와 실리콘탄소복합체(SiC) 두 계열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녹스에코엠은 두 가지 모두를 내재화한 국내 유일 업체다. 본사가 있는 충남 아산공장에서 SiC를 생산했으며, 베트남에서 이번에 SiOx 양산에 돌입한 것이다.
조 대표는 “실리콘 음극재 원료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이녹스에코엠 베트남 공장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SiOx를 양산하는 '비중국' 공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고객사가 공급망 탈중국을 모색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1000톤 규모다. 한국 실리콘 음극재 회사 두 곳 물량을 집중 대응하는 중이다. 회사는 추가로 복수의 잠재 고객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 음극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분기부터 제조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2개 라인을 추가 증설해 생산능력을 연 3000톤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또 새로운 공장 건설도 예정하고 있다. 인근에 2만5000제곱미터(㎡) 부지를 확보했다. 2차 부지까지 증설이 이뤄지면 최대 연간 9000톤(월 750톤) 규모로 생산능력이 확대될 수 있다. 공장 가동을 통해 이뤄지는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회사는 이르면 내년 코스닥 상장도 재추진할 예정이다.
지주사인 이녹스 박정진 대표는 “양극재를 통한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이 한계에 부딪혀 차세대 음극재 연구개발이 한창”이라면서 “실리콘 음극재 수요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고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되면 수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이퐁(베트남)=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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