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유용 기소가 이재명 대표에 '뼈아픈 이유'

2024-11-20

다른 혐의와 달리 이 대표 도덕성 문제와 직결

"정적 죽이기" 반발하면서도 여론 영향에 촉각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과 관용차 사적 사용 등 경기도 예산 1억 653만원을 유용한 혐의로 지난 19일 불구속 기소됐다. 민주당은 "정적 죽이기"라고 강력 반발하면서도 자칫 '모럴 해저드'로 비쳐 여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내심 긴장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기도가 6540만 원에 구입한 제네시스 G80을 경기도지사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썼다고 한다. 주로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일정을 챙기는 '사모님팀'이 개인 모임, 병원 출입 등 김 씨가 필요할 때마다 이 관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관용차 사적 사용으로 이 대표가 최소 6016만 원(임차료·세차비·주유비 등)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사모님팀'이 이 대표와 김 씨가 요구한 소고기·초밥·복요리 등 사적으로 먹을 음식 총 75건 약 889만 원 상당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했으며, 제사에 쓸 과일, 아침 식사로 먹을 샌드위치, 세탁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허위 지출 결의를 통해 경기도 예산으로 수천만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당장 국민의힘은 "경기도민의 혈세를 사사로이 썼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도덕적이거나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한지아 수석대변인) 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지독한 정적 죽이기는 정치를 파괴하고 정당 민주주의,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여야 공방을 떠나 이번 건은 이 대표의 다른 혐의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의혹 등은 치열한 대선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불법 의혹이라면 이번 건은 국민 세금을 사실상 개인의 생활비로 썼다는 것으로 도덕성 시비로 번질 수 있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 세탁비까지 포함된 사용 내역은 국민 정서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자칫 파렴치한 행위로 비칠 수 있다. 이 대표나 민주당에 더 뼈아픈 이유다.

민주당은 이번 건에 대해 당 차원의 법적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0일 "법인카드의 사적 유용은 이 대표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며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7개 사건 11개 혐의로 일주일에 최대 4회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기소로 이 대표는 이제 8개 사건으로 많을 때는 일주일에 5회까지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사실상 의정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정치를 넘어 나라 전체를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leejc@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