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모항 크루즈’ 오는 5월 1일부터 서귀포 강정항에서 운항
국제 크루즈선, 중국-제주-일본 순차적으로 기항하고 모객도

해외에 출국하지 않고도 제주에서 출발하는 국제 크루즈를 타고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에서 관광객 모객 후 출발하는 ‘준모항 크루즈’를 오는 5월 1일부터 서귀포 강정항에서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준모항은 크루즈선이 일시 정박하는 기항지와 달리, 관광객이 모여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는 거점 항구를 일컫는다.
이번 정책으로 제주는 단순한 경유지에서 크루즈 여행의 출발점이자 주요 거점으로 역할이 확대되면서 국제 관광지로서 위상이 높아지게 됐다.
준모항에서 운영되는 크루즈선은 중국 국영선사의 ‘아도라 매직시티’(Adora magic city)호다.
이 크루즈선은 13만5500톤에 길이 322.6m, 높이 37m로 24층 건물과 맞먹는다. 2000개가 넘는 객실에 승객 5246명을 포함해 최대 65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배 안에는 20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비롯해 수영장, 초대형 면세점, 영화관 등이 들어섰다.
운항 일정은 4박 5일 또는 5박 6일로 중국 상하이(모항)를 출발해 강정항(준모항), 일본(기항)을 차례로 방문하다.
일본의 경우 후쿠오카나 가고시마, 사세보항 가운데 1곳을 방문한다. 이 크루즈는 연말까지 33항차 운항할 예정이며, 매 운항 시 제주에서도 모객을 한다.
그동안은 제주는 크루즈선이 잠시 들르는 단순 경유지 역할에 그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내국인들이 크루즈 관광을 즐기기 위해서는 대부분 항공편으로 중국·일본·유럽 등 해외로 출국한 뒤 현지에서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는 ‘플라이 앤 크루즈(Fly & Cruise)’ 방식을 이용해야 했다.
이에 제주도는 국내 크루즈 기항의 선두 주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제주에서 직접 출발하는 크루즈 여행을 도입했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 출발 정기 크루즈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잡아 지역 소비를 늘리고, 크루즈 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준모항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크루즈 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2023년부터 크루즈 운항이 재개되면서 기항 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제주 방문 국제 크루즈 관광객은 2023년 71회·10만1000명, 2024년 274회·64만1000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346회·8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