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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세번째 韓 지도 도전
21세기 대동여지도 운명은?
세계 110위, 좁디좁은 땅 대한민국에서 때 아닌 지도 전쟁이 벌어졌다. 피 터지게 경쟁하며 ‘21세기 판 대동여지도’를 고도화하는 토종 정보기술(IT) 회사들의 싸움판에 구글이 또 다시 참전을 선언하면서다. 지도 밑그림만 입수하면 전 세계 약 250개국에 서비스하는 글로벌 독점 사업자의 ‘월드클래스’를 보여주겠다는 태세. 앞서 지도 밑그림 반출을 요청했던 2007·2016년보다 적극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 구글은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한국 지도 서비스에 이리도 적극적일까. 반대로 구글 지도 못 써서 아쉬운 경험, 왜 우린 못 느끼고 살았던 걸까? 구글이 다 먹은 전 세계 맵(map) 테크 판에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 후예’들의 생존 전략은 뭐길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지리 정보는 어떻게 돈이 되고, 해외 반출은 왜 민감한 건지?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맵 테크 전쟁, 팩플이 돋보기를 대봤다.

📌 구글의 ‘고정밀 지도’ 사랑과 전쟁 시즌3
1. 구글이 한국 정부에 9년 만에 다시 고정밀 지리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청했다. 지난달 18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1:5000 축척 지도 데이터를 해외 구글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 것. 1:5000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로 표현한다. 그야말로 골목길까지 세세하게 식별 가능한 수준. 현재 구글은 1:25000 축척의 공개 지도 데이터에 항공·위성사진을 결합해 국내에서 구글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다. 구글이 지리 데이터 반출을 요구한 건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정부는 앞서 두차례 모두 안보 우려를 들어 불허했다.
2. 구글이 한국 골목길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지도를 원하는 이유? 고정밀 지리 데이터가 ‘구글 지도’ 서비스 구축의 핵심 인프라기 때문이다. 몇몇 ‘장소(POI) 정보’만 갖곤 내비게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지도를 만들기 어렵다.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외국인이 서울 여의도공원까지 차량 길 찾기를 검색하거나 여행 중 도보 경로를 찾으면, 구글 지도에서 정확한 안내 없이 직선 거리만 표시되거나 길 찾기 기능이 제한된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지도에서 자동차·도보 길 찾기가 안 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북한 등 세 나라 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엔 우리가 유일한 미서비스 국가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서조차 구글 지도상 길찾기 기능이 작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