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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쟁의 승패,
‘양자’에 달렸다 [양자 충돌②]
‘쭈충즈(祖沖之) 3호’? 인공위성 같지만 사실은 중국이 최근 개발한 양자컴퓨터(양자컴) 이름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대 연구진이 초전도 방식으로 만든 이 양자컴은 현존하는 수퍼컴보다 무려 1000조 배 빠르다. 심지어 구글의 최신 양자컴보다도 100만 배 앞선 성능을 자랑한다고 주장한다.
양자는 미국만의 무기라고? 이젠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미래 패권을 두고 격돌하는 최전선이다. 미국은 구글, IBM 등 빅테크를 앞세운 기술 연합으로,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자국 연구진 총동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양자컴은 물론이고 양자통신, 양자암호까지 모든 전선에서 총성없는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중만의 일이라고? 그것도 아니다. 유럽과 캐나다 역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자기술 패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미래 산업 지형은 물론 세계 질서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마치 핵무기가 그랬던 것처럼. 도청할 수 없는 통신을 구현하고 스텔스기도 탐지 가능하게 만드는 양자의 잠재력은 그만큼 압도적. 이미 시작된 양자 전쟁에 현미경과 망원경을 들이댔다.

1. 실리콘밸리 vs 양자대로
시계를 약 5년 전으로 돌려보자. 2020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 “양자 과학기술 발전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인지하고 대세를 파악해 선수(先手)를 잘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8월 군사용 AI 기술과 양자컴퓨터, 최첨단 반도체 등 3개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견제했다. 눈에 쌍심지를 켠 두 나라, 어떤 식으로 양자를 키우나.

‘양자대로’ 닦는 중국: 중국은 국가 주도로 양자기술 발전을 위한 큰 길을 내고 있다. 2016년부터 ‘양자 정보 및 양자 컴퓨팅’을 국가 대형 과학기술 프로젝트로 지정했다. 지난해 공업정보화부 외 6개 부처가 공동 선정한 10대 제품 개발에 양자컴을 넣었다. 2020년 완공한 허페이의 ‘중국과학원 양자정보 및 양자과학기술혁신연구원’엔 예산만 760억 위안(약 13조원)을 투입했다. 국가 주도 성격이 강해 민간 양자 생태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 양자컴 스타트업인 오리진퀀텀, 양자통신 스타트업인 퀀텀씨텍이 눈에 띄는 정도다. 민간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허페이 첨단기술개발구 윈페이로에 ‘양자대로’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식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중.
실리콘밸리산 양자컴: 미국은 정부 차원의 전략으로 봤을 땐 중국보다 한 발 늦은 편. 2018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NQI Act)’를 통해 12억 달러(약 1조80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해 연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대신 미국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어우러진 민간 양자 생태계를 발빠르게 조성한 게 강점. 벤처캐피털(VC) 중심으로 한 민간 투자도 활발하다. 양자 기업 퀀티넘의 경우 지난해 3억 달러(약 4500억원), 큐에라는 올 2월 2억3000만 달러(약 3100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2. 양자가 미래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기술 경쟁처럼 양자기술 경쟁도 그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목숨을 거나. 양자로 무슨 미래를 열 수 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