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비 증가세로 전환...전년比 7.7%↑
- 지난해 11월 4대손보사 평균 손해율 92.4%로 급등
- 뚜렷한 수익 개선 방안 미흡...우량고객 확보 등 다각도 대응책 마련 부심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고심하는 가운데 경상환자 치료비도 1년 사이 또 늘어나고 있다.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입원부터 하는 나이롱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올해 손해율 방어를 위한 다각도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지난해 3분기까지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12~14급) 치료비는 약 955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7% 증가했다.
아울러 인당 치료비 기준으로는 3만2000원 가량 늘어난 9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경상환자의 인당 치료비는 지난 2023년 제도 개선안이 시행된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1년 만에 또 다시 증가세도 전환했다.
특히 같은 기간 한방병원의 인당 치료비는 104만8000원으로 양방(33만3000원)의 3배를 넘어 보험사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합리적인 한방치료 기준을 마련해 과잉진료 등의 논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치료관행을 위한 제도개선은 보험업계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선의의 대다수 보험가입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1월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기준을 합리적으로 정한 자동차보험 약관을 개정한 바 있다. 경상환자 치료에 대해 4주까지 기본으로 보장하지만, 사고일 4주 이후에도 치료가 필요하면 2주마다 보험사에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같은 제도 개선으로 2023년 경상환자 인당 치료비는 전년(89만6000원) 대비 1.4% 줄어든 88만40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과잉진료 행태가 늘어나면서 인당 치료비가 증가하고 있다. 2023년 한 해 진단서를 18회 이상 발급해 보험사에 제출한 경상환자는 140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월에서 9월까지 1800명으로 13배로 치솟았다.
아울러 손보사들의 고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4대 손해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92.4%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86.3% 대비 6.1%p 급등했으며, 11월까지 누적 손해율은 평균 82.5%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손해율 상승뿐만 아니라 올해 자동차 정비수가도 오르면서 손보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정비업계는 시간당 공임비 2.7% 인상안에 합의했다. 정비수가 인상은 자동차보험 원가 상승 요인으로, 고객에게 지급하는 대물보험금이 증가할 수 있어 보험사 자동차보험 손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은 마땅한 수익 개선 방안은 보이지 않은 가운데 손해율 악화 요인들만 산적한 모양새"라며 "우선 우량고객 확보와 사업비 축소 등을 통한 손해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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