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사서 겨울까지 입을 수 있어 활용도 높은 긴 소매 셔츠 인기
방풍, 방수, 자외선 차단 등 기능은 기본, 멋까지 챙길 수 있어

아침 기온이 18도까지 떨어지며 여름이 드디어 물러가나 싶지만, 낮 기온은 아직도 30도를 넘보고 있다. 여기에 갑자기 쏟아지던 비가 거짓말같이 개는 도깨비 같은 날씨 변화로 인해 옷 고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패션업계에서는 일찍이 ‘계절이 바뀌는 시기’를 지칭하는 환절기보다, 계절과 계절 사이를 일컫는 ‘간절기’를 잘 사용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 변덕스러운 날씨가 일상이 되며 패션 업계에서도 간절기 시즌에 입기 좋은 이른바 ‘시즌리스’ 아이템을 특화하고 있다. 춥고 덥고 습한 대한민국의 극단적인 날씨에서 생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의류를 일일이 갖추기란 쉽지 않다. 수륙양용 차량처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한 이유다.
한 중견 패션전문업체 상품 기획 담당자는 이번 여름 눈에 띄게 판매가 늘어난 아이템으로 얇은 소재로 만든 긴 소매 셔츠를 꼽았다. 야외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해 피부를 감싸고, 실내에서는 냉방시설로부터 체온을 보호하는 용도로 무게감이 있는 카디건보다는 가벼운 셔츠가 환영받은 것이다. 착용감이 좋은 긴 소매 셔츠는 여름에는 아우터로, 겨울에는 이너로 활용해 사계절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황의 패션 트렌드에 한몫했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이번 여름에는 냉감 소재와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소재로 만든 여름 재킷도 대거 출시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컴포 쿨 방풍재킷은 미세한 홀메쉬 소재를 적용해 기능은 살리되, 비침은 최소화해서 편의성을 더했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절기 백로도 지나며 패션업계는 가을 색이 완연하다. 그리티의 애슬레저 브랜드 위뜨는 늦여름부터 초가을을 겨냥한 프리폴(Pre-Fall) 아이템 카테고리를 선보였다. 간절기 컬렉션은 계절 변화를 먼저 느끼는 피부의 촉감을 고려해 소재는 얇고 부드러우면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도록 소재에 신경 썼다. 촉감과 통기성이 좋아 유아 의류나 속옷류에 많이 쓰이는 모달 소재의 티셔츠는 종일 입어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콜라겐 원사를 사용한 골지 소재의 블루종 반소매 셔츠는 촉촉하고 매끄러운 감촉으로 자칫 쌀쌀한 아침에도 위화감이 적다.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아이더는 다양한 기후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량 스트레치 시리즈 ‘웨더 플렉스’를 출시했다. 가볍고 신축성과 내구성이 좋은 원단을 사용해 활동성은 물론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에도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표면 발수 처리된 제품은 수분은 튕겨내고, 윈드프루프 원단은 바람을 막아 외부 환경에 따른 체온 변화를 최소화한다. 모달 소재의 긴소매 티셔츠는 지금부터 겨울 시즌 이너로 죽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여름 자외선 차단에 특화된 자외선 차단지수 최고등급 UPF 50+를 획득한 ‘웨더리스 썬자켓’을 내놓으며 기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가을겨울 신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이달 21일까지 진행한다. K2는 고기능성 에어다이브, 활동성을 강조한 무브에잇, 에어쉘, 친환경 실크패드를 적용한 실크스타 등 지금 사두면 좋을 간절기용 경량 다운 제품군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기능성 제품이 아웃도어 브랜드에만 적용되는 시대는 지났다. 이탈리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듀베티카의 가을 시즌 신상품에는 환절기를 겨냥한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바람막이가 들어있다. 오버핏에 허리 드로 스트링으로 멋을 더한 오스티아 재킷은 발수 기능성 소재로 만들어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에도 끄떡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