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오사카 엑스포, 한·일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

2025-05-11

조선통신사는 우리나라가 1607년부터 약 200년간 일본에 보낸 사절단이다. 이들은 한양과 에도를 열두 차례 왕래하며 외교·통상 관계의 물꼬를 텄다. 진심을 다해 믿음으로 교류한다는 ‘성신교린(誠信交隣)’의 정신은 우호적인 한·일 교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바로 어제 261년 만에 조선통신사의 배가 다시 오사카에 닻을 내렸다. 5월 13일 오사카 엑스포 한국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개막 한 달째인 오사카 엑스포가 한국 주간을 맞았다. 이번 주 오사카 현지에서 열리는 ‘한국우수상품전’은 우리 기업의 일본 진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엑스포 6개월 기간 동안 범정부 10개 기관은 총 34회의 수출상담회, 한류·관광, 문화 홍보 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한다. 이번 엑스포가 양국의 기술·문화 교류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산업 협력의 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이유다.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점도 미래 협력의 방향을 논의하는 긍정 신호가 되고 있다. 최근 KOTRA가 도쿄에서 개최한 ‘한·일 파트너십 플러스 위크’에서는 양국이 미래에 어떤 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소재, 2차전지 등 첨단 분야에서 투자 확대, 공급망 협력 등이 활발히 논의됐다. 경제협력 포럼 현장은 일본 측 인사들로 북적였다.

투자 신고식에서는 일본 반도체 소재 및 물류 기업으로터 4400만 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내용 면에서 첨단·제조 분야의 대한(對韓)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협력의 여지가 크고 전망이 밝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한국을 자국의 산업 대전환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여기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은 반도체와 2차전지, 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함에 따라 공급망 안정과 기술 확보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미국 신정부의 강력한 통상 정책도 일본 내 공급망 재편 가속화를 촉발 중이다.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한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과 제3국 공동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었다.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 핵심 산업의 전략적인 공동 대응과 협력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과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Connect Lives(생명을 잇는다)’라는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의 주제처럼, 우리는 연결과 협력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KOTRA는 올해 엑스포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한·일 양국의 산업 네트워크를 넓히고, 협력 수요를 발굴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강경성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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