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한 달여 만에 다시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한국의 날’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일본 재계 거물들과 회동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사카 행 비행기에 탑승해 출국했다. 이 회장은 13일 재계를 대표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오사카 엑스포 ‘한국 주간(13~17일)’을 맞아 열리는 ‘한국의 날(13일)’ 공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는 전 세계 158개국이 참여해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을 주제로 6개월 간 진행된다. 엑스포 참가국들은 돌아가면서 각국 전통과 문화를 퍼레이드나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내셔널 데이’를 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한국의 날’로 명명했다. 이 회장은 참석자들과 전시장에 머물며 다양한 행사를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게이오대 유학파 출신인 이 회장은 일본 재계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본어에 능통해 통역 없이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이 회장은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했던 2019년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떠나 규제 품목 물량을 확보했다.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동행해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삼성 일본 협력사 모임인 LJF의 30주년 교류회를 주재했다. LJF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일본의 반도체·휴대폰·TV·가전 분야 부품 및 소재 기업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만든 모임으로 매년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달 2일에도 일주일 간 일본을 찾은 바 있다. 세부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오사카 엑스포 방문을 계기로 한 방일 기간에 현지 모바일 사업 등을 챙기기 위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