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숙박료가 200만원?…“이제는 진짜 못 참겠다”

2025-07-23

“또 바가지 논란?”…‘국내 여행 기피’ 키우는 불친절·고비용

전문가들 “신뢰 잃은 한국 관광지,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국내 여행을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비싸고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고착화된 가운데 전국 주요 관광지에서 ‘바가지요금’, ‘불친절’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여행지 곳곳에서 일부 숙박업소들이 터무니없는 가격 인상과 불합리한 운영을 이어가며 소비자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오는 11월 대규모 불꽃축제를 앞둔 부산 광안리다. 이 일대 일부 숙소는 축제 당일 하루 숙박비를 평소보다 수배나 비싼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대까지 책정해 ‘바가지요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전에 예약한 고객에게는 축제 일정 변경을 이유로 기존 요금의 2배 이상을 추가로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인근 일부 호텔 또한 해당 기간 1박 요금을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퍼지자 “국내 여행은 이제 사치품”, “그 돈이면 차라리 해외 간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휴가철 시작, 국내 여행 ‘외면’…냉담한 소비자 시선

비슷한 분위기는 지난해 제주도에서도 관찰됐다. 당시 고기류와 해산물 가격을 둘러싼 바가지요금 논란은 ‘국내 여행 기피’ 여론을 촉발했고, 실제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

“제주도는 이제 안 간다”는 반응이 확산된 결과, 2023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1188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6.4% 감소했다.

제주도는 이후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고비용·불친절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으로 주요 호텔과 리조트를 포함해 시장, 동네 식당들까지 ‘착한 가격’ 캠페인에 동참했다.

음식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며 최근에는 “예전보다는 나아졌다”는 소비자 반응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관광객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단 한 번의 부정적 경험이 지역 전체의 이미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여행 소비자들은 광고나 패키지보다 지인의 SNS 후기, 사진 한 장, 댓글 한 줄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뚜렷하다. 여행 정보 유통의 중심이 개인 채널로 이동한 상황이다. 단 몇 곳의 무분별한 이익 추구가 지역 전체 관광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 “‘가심비’ 시대…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 구축 필요”

전문가들은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국내 관광산업의 신뢰 기반을 흔드는 구조적 리스크”라며 “지금이야말로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한 전문가는 “오늘날 여행객들은 단순한 가격보다 심리적 만족감 ‘가심비’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가격을 일시적으로 낮추는데 그칠 것이 아닌 투명한 요금제 운영, 친절한 서비스 제공, 지역 차원의 품질 인증 체계 구축 등 지속가능한 개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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