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파나히 감독, 제78회 칸 황금종려상 영예

2025-05-25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은 이란 반체제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의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에 돌아갔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연출을 맡은 파나히 감독은 무대에 올라 “국내외 모든 이란인이 여러 문제와 차이를 제쳐두고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의 자유”라며 “우리가 뭘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겼다.

쥘리에트 비노슈 심사위원장은 수상작 선정 이유로 “예술은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살아있는 부분의 창의적 에너지를 움직인다”며 “어둠을 용서, 희망, 새로운 삶으로 바꾸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한 남자가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닮은 사람을 마주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반정부 시위, 반체제 선전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체포됐던 파나히 감독이 2022년 재수감됐다가 2023년 2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처음으로 찍은 작품이다.

이로써 파나히 감독은 3대 국제영화제서 모두 상을 받은 감독으로 기록되게 됐다. 2000년 ‘써클’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바 있다. 앙리 조르주 클루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로버트 앨트먼, 장뤼크 고다르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다.

그는 칸 영화제와도 인연이 깊다. 1995년 장편 데뷔작인 ‘하얀 풍선’으로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이후 ‘붉은 황금’(2003)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2011)로 감독주간 황금마차상(공로상)을 차례로 받았고 2018년에는 ‘3개의 얼굴들’로 경쟁 부문 상인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2등인 심사위원대상은 덴마크 출신 노르웨이 감독 요아킴 트리에르의 ‘센티멘털 밸류’가 차지했다. 심사위원상은 스페인·프랑스 영화 ‘시라트’(올리비에 라시)와 여러 세대에 걸친 인간 드라마를 그린 독일 작품 ‘사운드 오브 폴링’(마샤 실린슈키)이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시크릿 에이전트’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이, 남우주연상은 같은 작품에서 연기한 와그너 모라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은 ‘더 리틀 시스터’의 나디아 멜리티가 받았다. 각본상은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수상한 거장 형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이 ‘더 영 마더스 홈’으로 받았다.

한국 영화 중에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이 안타깝게도 없었다. 대신 홍상수 감독이 한국인으로 역대 여섯 번째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배우 할리 베리, 제러미 스트롱, 인도 여성 감독 파얄 카파디아 등과 함께 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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