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29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022년 1월 이후 3년 5개월만이라고 한다. 코스피 지수는 지극히 비(非)정치적 영역이면서도, 정치적으로 해석되곤 한다. 말하자면, 이날 2900선이 전임 윤석열 정부 땐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것을 이재명 정부는 출범 뒤 단 5거래일만에 올라섰다는 식이다.
코스피 지수 5000시대를 열어보겠다며 집권한 정부 초기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기업 활동의 자율성을 최우선에 놓고 성장과 혁신을 돕겠다고 한 실용 의지도 한몫했다. 코스피를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때, 일단 새정부 출범 초기 반응은 합격점이라 할 수 있다.
호사가들 표현대로 지금의 '허니문 랠리'는 기대감과 꿈만으로 영원할 수도, 오래갈 수도 없다. 지난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정부의 다각적이면서도 치밀한 성장 전략과 기업의 혁신 노력이 부합해, 상승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지금 이 환호가 허탈감으로 뒤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선언식에서도 밝혔듯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반도체, 이차전지, 스마트폰 등 기존 경쟁력 우위분야는 벌써 추월 당했거나 격차가 극도로 좁혀진 상황이다. 새로운 성장분야를 먼저 찾고, 선점하지 못한다면 저성장·장기침체의 늪에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격이다.
기업들로서도 새정부 출범 덕에 품 들이지 않고 주주들 표정을 밝게 만든 효과를 거울 삼아야 할 것이다. 기업의 궁극적 역할은 주주들에게 성장이란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고, 그 성장은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 노력에서 비롯된다. 성장동력을 찾고, 키우는 주체가 기업 자신들임을 방기해선 안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해 가진 현장 간담회에서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조작을 정직한 투자와 기업의 성장노력을 좀먹는 행위로 규정하고,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향해 질주하면서도 기술과 제품으로써 사회 복리를 증진시킨다. 정부는 납세로 기업을 다루면서도 연구개발(R&D)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이는 상호작용, 순환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그럴수록 건강한 사회다.
새정부 초반 코스피 지수도 좋은 일이지만, 그 보다 더 새 성장동력을 찾고 만드는 일에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로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