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업계 부실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토지, 근린생활시설, 지방 다가구주택, 지방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상품에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투자자 손실과 시장 충격을 가중시키고 있다.
30일 온투업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담보 투자를 취급하는 온투업 기업은 48곳 중 절반도 못 미치지만, 이 중 9개 업체에서 연체율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담보 상품을 다루는 기업의 약 40%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대출잔고 기준 5위 기업인 프로핏이 지난해 7월 연체율 3%에 불과했으나, 12월 78%로 급등했다. 불과 5개월만에 연체율이 26배나 상승한 셈이다. 프로핏의 대출잔고는 약 650억원에 이르며, 이 중 80%인 약 520억원이 연체 상태다.
프로핏은 주로 토지와 근린생활시설을 담보로 활용하며, 법인 투자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토지와 근린생활시설은 유동성이 낮아 경제 침체기에 더 큰 리스크를 동반한다.
7위 기업인 투게더앱스 역시 연체율이 지난해 20% 중반에서 9월 이후 급등해 12월에 45%에 이르렀다. 3개월만에 연체율이 두 배나 오른 것이다. 투게더앱스는 지방 아파트 상품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10위권 밖에 있는 소규모 온투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담보 가치 하락과 대출 회수율이 감소로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서 연체율 압박을 받고 있다. 줌펀드는 연체율이 지난해 4%에서 12월에 16%로, 오아시스펀드는 30%대에서 46%까지 올랐다. 두 업체는 모두 지방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을 주요 담보로 활용해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위펀딩은 연체율이 10%대 중반에서 41%로 급등했으며,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상품에서 심각한 부실화가 진행 중이다.
보통 대출잔고 20위 미만의 영세 온투업체들은 부동산 담보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부동산 담보 투자를 제공하는 일부 기업은 거의 대부분이 연체율 문제를 겪고 있다. 브이펀딩은 부동산 프로젝트 PF을 중심으로 한 대출 상품을 운영하며 연체율이 88%에 이르고 있어 사실상 부실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다.
또 지방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투게더앱스와 헬로핀테크는 연체율 20%중반에서 각각 45%, 53%까지 급등했다. 미라클펀딩 역시 연체율 40% 이상을 넘어가며 부실한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온투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거나 지방 부동산에 집중된 온투업체들은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투자자 손실로 이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지, 상가, 다세대주택, 지방아파트는 리스크가 큰만큼 높은 이자율을 제공해서 투자자 이목을 끌었으나 부동산 침체로 고스란히 리스크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