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메타의 반독점 재판을 2주일여 앞두고 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4억5000만 달러(약 6428억원)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는 FTC가 요구한 300억 달러(42조8550억원)에 턱없이 부족했다. FTC가 문제 삼은 인스타그램·왓츠앱의 가치를 고려할 때 극히 일부에 불과한 금액이기도 했다. 이에 퍼거슨 위원장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소 180억 달러(25조7000억원)와 정부의 이행 명령을 따르는 ‘동의명령’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조급해진 저커버그는 재판이 다가오자 제안 금액을 약 10억 달러로 올렸지만, FTC는 이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재판은 시작됐다.
소식통은 저커버그가 퍼거슨 위원장과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 확신에 찬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독점 소송에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메타 반독점 소송 둘째 날에도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그는 FTC 측 질문에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이유는 카메라 앱 기능이 당시 페이스북보다 더 나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메타가 잠재 경쟁자를 사들이거나 배제하는 ‘인수 아니면 매장하기(buy or bury) 전략’을 써왔다는 FTC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FTC는 메타의 인스타그램(2012년) 및 왓츠앱(2014년) 인수가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독점 행위라며 2020년 소송을 냈고, 지난 14일부터 재판이 시작됐다. 약 두 달간 진행될 이번 재판에서 FTC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