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래웅 아주대 의료정보연구센터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디지털혁신포럼' 창립총회에서 '연합학습' 기법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 인공지능(AI) 구축을 화두로 제시했다.
연합학습이란 각 병원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분산 배치하고, 병원 내 의료데이터를 AI가 훈련하는 방식이다. 병원마다 자체 학습한 모델을 중앙에서 통합하고, 통합 모델은 다시 병원에 배포해 추가 훈련을 거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개별 병원 데이터를 모두 활용한 것과 동일한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박 교수가 연합학습을 언급한 것은 의료 현장에 GPU 수량이 부족하고, 데이터 접근이 원천 차단된 현실 탓이다. 연합학습이 의료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도 AI 모델을 고도화할 대안인 셈이다.
박 교수는 “데이터 반출 우려 없이 병원의 모든 의료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의료 AI 개발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고, 국민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국가 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0~30개 주요 병원에 일정 수준 이상 GPU와 데이터 저장·전력망을 공급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차세대 네트워크 선도 연구시험망 '코랜'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들었다. 30개 병원에 엔비디아 H100 GPU 128대를 보급하는 비용은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GPU 활용 우선순위로는 병원 내 AI 연구 수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계약된 의료 AI 업체의 개발업무는 그 다음이다. GPU 장비 유지·보수·관리 업무는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주관, 개별 병원 유지비·기술 부담을 줄이고 일관된 시스템 업데이트와 보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한국이 AI 의료 혁신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지금 멀티모달 의료 AI를 위한 국가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의료 데이터 보호와 활용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의료 AI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