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철 교수 "의료기술 발전에 생산성 증가...의사 증원 불필요"

2025-03-10

기술 발전에 매년 0.5% 생산성↑…의사 500명 증가 효과

"증원하지 않아도 2037년에 의사 수 과잉"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의료계 측에서 자체적으로 의사인력 수급추계를 연구한 결과 의사 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오히려 의사 수 과잉이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10일 오후 서울의대에서 열린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증원하지 않아도 2037년에는 의사 수가 과잉"이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의 이번 논문에 따르면 과거와 미래의 데이터를 비교해봤을 때 의사 수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고령 의사들이 의료 활동에 참여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의료진의 진료 능력이 다른 기술발전과 마찬가지로 생산성 증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52년까지 의료 수요가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인구 감소와 관련이 있다. 반면 연간 0.5%(단리)의 생산성 증가만으로도 매년 500명 규모의 의사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 교수는 "의료는 발전하기 때문에 1년에 단리법으로 0.5%의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가정하자"면서, "우리나라 의사 수를 10만명이라고 설정해 놓으면, 생산성이 1%만 증가해도 1000명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0.5%는 500명"이라고 계산했다.

이어 "증원을 하지 않아도 매년 0.5%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2037년에는 의사 수는 과잉"이라며 "오히려 남아도는 인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나 이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기존에 있는 의사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는 방안을 크게 두 가지(▲노인주치의제 ▲성과기반 가치지불제)로 나눠 설명했다.

첫번째는 노인주치의제로 증가하는 노인의 의료 수요에 맞추어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이다. 해당 제도를 통해 다학제 진료, 재택 의료, 비대면 진료, 주치의 팀 관리 등을 도입하여 노인을 대상으로 한 등록 관리를 실시한다. 이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건강 상태를 호전으로 연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로 언급된 성과기반 가치지불제는 의료서비스의 양에 따라 지불하는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에서 서비스의 질과 성과에 기반하는 방식으로 수가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홍 교수는 해당 제도가 의료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재정 절감액을 효율적으로 할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교수는 "부분적인 제도 개선에 의해서도 상당히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교수는 정부가 지난해 의대정원 증원의 근거로 내세운 3편의 논문 중 한 편의 저자다. 지난 2020년 발표된 해당 논문은 2018년도 데이터를 기준으로, 10년 후 최대 수요초과가 일어나 약 1만명의 의료인력 부족을 예상했다. 합리적인 정원 확대 규모로는 500명에서 1000명 사이로 추정했다.

홍 교수는 지난해 3월 7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주최한 의사 수 추계 연구자 긴급 토론회에서 "(정부가) 제 보고서를 인용해서 그 근거로 2000명을 말하지만, 사실 보고서에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합리적으로 정원을 늘린다면 500명에서 1000명이라는 규모를 정의했다"며 "그게 벌써 4년전 일이다. 2000명이 적절한 증원 인원이라고 보고서에 쓴 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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