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희균 사랑플러스병원 병원장

고령 인구가 늘면서 관절염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관절염이 생기면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른다. 통증으로 인한 대사증후군, 불면증, 우울증, 치매 등 다양한 동반 질환도 나타난다. 조기 예방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미 관절염이 진행했다면 각 단계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대부분 보존적 치료가 어려워진다. 관절염 말기엔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를 통해 통증을 개선하고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에 대한 우려로 수술을 미룬다.
로봇 수술은 약 20년 전부터 도입됐다. 로봇 수술이 전통적인 인공관절 수술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필자는 2003년 1세대 로봇 수술부터 현재 3세대 로봇 수술까지 경험했다. 3D 영상을 통해 환자의 무릎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인공관절 크기와 배치 방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수술 오류를 최소화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이 수술 교육과 훈련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를 통해 의사는 실제 수술을 시작하기 전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수술 시나리오를 실습할 수 있다. 자연스레 수술의 정확도와 의사의 숙련도가 높아진다. VR 수술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수술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고 수술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환자에게 더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해 겨울, 일본 교토에서 열린 국제 관절경 스포츠 슬관절학회(ISAKOS)에 참석했다. 여기서 세계적인 정형외과 의사들의 발표와 토의를 통해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이미 보편화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스마트폰 VR 앱을 활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으로 VR 기술이 인공관절 수술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한다.
향후 국내에서도 환자 정보와 수술 과정의 데이터가 통합돼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위한 시스템을 활발히 개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회복 속도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이다.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효율적인 치료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
QR코드를 생성해 스마트폰에서 환자마다 고유한 3D 무릎 구조를 확인하고, 특수 고안된 절삭 도구를 사용해 정교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춘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게 가능해진다. 인공관절 수술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