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의회조사국 "中 기업·개인 통한 北 WMD·미사일 개발 지원 여전"

2025-11-26

'중국: 핵과 미사일 확산' 최신 보고서

美, 中 수출통제 취약 우려 반복 제기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중국 내 기업과 개인을 통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 지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중국 기업과 중국인들이 확산에 관여하고 있어 미국이 반복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는 것이다.

CRS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작성·공개한 '중국: 핵과 미사일 확산(China: Nuclear and Missile Proliferation)' 제목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공식 자료에서 중국 정부는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관련 물품의 직접적인 이전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과 개인들은 여전히 관련 물품을 특히 이란과 북한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중국 내 일부 기업과 개인이 자금 세탁이나 불법 금융 지원을 통해 확산 민감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측의 우려 대상으로 제시했다.

CRS는 미 국무부 및 재무부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확산 활동은 제한되고 있지만, 중국 기업·개인들의 미사일 관련 기술과 장비 조달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수출통제 제도의 취약점에 대해 반복적으로 중국 측에 우려를 제기해 왔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CRS에 따르면 국무부의 비확산·군비통제 합의 이행 관련 2019년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2018년 이란, 북한, 시리아, 파키스탄 등 우려 대상국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품목을 공급했다고 평가했다. 또 2023년 보고서는 미국이 2022년 중국과의 협의에서 중국 기업들의 미사일 관련 기술과 장비 이전 사례를 다수 제기하면서 중국에 이러한 활동을 조사하고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한 이후에도 많은 사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CRS는 국무부의 2024~2025년 비확산 관련 보고서를 인용해, 2023년과 2024년에도 중국의 기업과 개인이 북한, 이란, 파키스탄 등 우려 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확산 행태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기술과 장비 공급뿐만 아니라 자금 세탁, 불법 금융 서비스 제공 등 중국 내 기관들의 간접 조달 활동도 문제로 지적됐다. 재무부는 관련 보고서에서 중국의 일부 기관과 개인이 이란과 북한의 WMD 프로그램을 위해 이른바 '확산 금융(proliferation financing)' 활동을 수행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고 CRS는 전했다.

보고서는 또 2020년 11월 알렉스 웡 당시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중국 내에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북한 WMD·탄도미사일 조달 담당자와 북한 금융기관을 대리하는 은행 대표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소개했다. 이어 재무부가 2023년 6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장비·자재를 조달한 혐의로 북한 국적자 2명을 제재하면서, "북한이 중국 등 여러 국가에 걸친 네트워크를 활용해 WMD 프로그램 연구·개발에 필요한 제한 품목(restricted components)을 계속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도 함께 인용했다.

CRS는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미국이 최근 몇 년간 중국 소재 업체와 관련 개인들을 지속적으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7월에도 미 재무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우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품목을 조달한 중국 소재 개인·기관 네트워크를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린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확산과 관련해 자국 기업과 개인까지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20년 넘게 반복되어 온, 사실상 구조적 문제라는 평가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행태가 국제 비확산 체제의 신뢰성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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