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오피스텔' 갈등 심화…롯데건설 계약 해지로 불씨?

2024-10-24

롯데건설이 서울 마곡지구 '롯데캐슬 르웨스트'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변경에 반대하는 분양자들에게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생숙 시장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는 개별적인 사안을 넘어 전국적인 생숙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높여, 정부와 관련 업계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5일 오피스텔 전환에 반대하는 분양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계약이 해지된 수분양자는 계약 해지 시 분양금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이 몰취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시공사와 갈등을 빚었던 '힐스테이트시화호라군인테라스1차' 역시 롯데건설 사례와 유사하게 계약금 반환 소송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생숙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생숙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 추진 과정에서는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힐스테이트 라군인테라스 1차의 경우 2554호실 규모의 생숙 시설로, 법적으로 요구되는 주차 대수는 2627대에 불과하지만, 이 시설은 130%를 초과한 3402면의 주차 공간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대형 평형대가 많은 이 단지는 오피스텔 전환 기준에 맞추려면 700면 이상의 추가 주차면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추가 주차장 확보를 위한 대안도 만만치 않다. 인근 용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확충해야 하지만 부지 확보 자체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용도변경 추진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용도변경 동의율도 문제다. 라군인테라스 1차의 경우 현재까지 동의율은 87%에 이르고 있지만, 법적으로 요구되는 100% 동의를 얻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분양자들은 오피스텔 전환에 따른 가치 상승 가능성보다 생숙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생숙 분양계약서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을 마련하고, 분양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가 생숙 용도 변경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고, 분쟁 발생 시 중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생숙 시장의 불투명성과 법적 해석의 불명확함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롯데건설의 계약 해지 조치는 생숙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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