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추모식이 주는 교훈

2024-10-27

박정희 전 대통령의 45주기 추도식에 모인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고 박대통령은 무슨 말을 했을까.

아마도 칭찬 대신 혼쭐내는 충고가 따끔하게 이어졌을 것이라고 본다.

“임자들, 무슨 정치가 그 모양이야. 국민을 무서워 할 줄 알아야지” 자신도 그렇게 하지못해 한 것을 후회하며 기탄없이 솔직한 심정을 쏟아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AI로 재생한 생전의 박대통령 음성이 카랑카랑하게 들리는 착각에 빠져 든다.

끊임없는 소통과 양보와 협상, 반면 강한 제재를 하던 정치 시절이 있었다. 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이른바 3김(金) 시대가 한국정치사의 한 족적을 남긴 게 사실이다.

3김의 ‘3인3색’ 성향이 워낙 강해 각각 달라 보였지만 공통분모가 있었다. 즉 국민을 무서워 할 줄 아는 이들이었다.

누가 옆에서 속삭(?)거려도 국민에게 반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 만큼 국민들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는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정치적 성향과 색깔은 달랐어도 국민을 존중하고 귀담아 들으려는 정신이 온전히 박혀 있었다.

헌데 작금의 정치인들을 보자. 여야 모두 권력의 권력창출에만 급급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국민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왜 이럴까. 한국정치가 소인배들로 득실거리고, 깜도 안 되는 이들이 지도부에 꽈리를 튼 채 온통 정쟁에만 매달려 와서다.

그들은 다름 아닌 기성정치인들이다. 이미 정치현장에서 은퇴했거나 마지막 파리티잔으로 연명하는 권력들이다.

그 들은 여야 싸움은 제쳐놓고 자당 계파 간 싸움으로 얼룩지게 하고 있다. 죄를 져도 국회의원 특혜인 방탄 국회로 철면피한 얼굴로 버티라고 섭정을 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못마땅하다고 담당검사를 탄핵으로 보복하고, 특정인의 조사를 얼버무리는 여야의 행동을 바라보는 바라보는 국민들 눈길은 어떨까. 논할 가치도 없을 게다.

더 큰 문제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불과 20여년 만에 국민들을 온통 '보수'와 '진보'로 갈라놓았다. 이는 여야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기위해 만들어낸 무서운 마약이다.

국민 삼삼오오가 모이면 여야로 갈리고, 어느새 낯을 붉히고 삿대질에 싸움으로 번지는 판이니, 이런 마약중동성이 그 어디 있단 말인가.

국회가 법을 쥐락펴락하고, 법이 필요하면 여소야대 든 야소여대 때 바꿔버리고, 이러는 사이 5천만 국민들은 모두 범죄 가담자로 만든 이 역사의 진실이 부끄러울 정도다.

백성이 무지했다고 치자. 그 것을 빌미로 법을 좌지우지 하고, 그 것도 모자라 입맛에 맡는 변형된 질서를 만드는 이들 나라에 국민들로 살자니, 윤동주 시인 마냥 내 이름 석 자가 부끄러워 지워야 할 판이다.

박 대통령 45주기 추모식에서 정치인이 한 말에 주목한다.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지도자”라는 말은 정말로 맞다.

세끼 먹기 힘들고, 양말도 꿰매신고, 밤새 일하던 고난의 시절에서 벗어난 작금에서 우리 정치인들은 어떤 모습일까.

여야가 반대를 위한 무조건 반대 입법 활동에서 자신들의 특혜는 절대사수라는 목적에서는 같은 편이니 말이다. 수억원의 국민세금을 받으면서도 서민들과 민생은 ‘나 몰라라’ 식이니 그야말로 오호 통재다.

정치가 죽으면 경제도 죽는 법이다. 정치가 악순환이면 국정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 속에서 국민은 조금씩 여야가 맛 들여 논 진보와 보수라는 마약으로 점점 악성종양으로 병세가 악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 45추도식은 이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여야 정치를 곱씹어 본다.

윤상진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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