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6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전 왕조 시절의 기억을 꺼냈다.
삼성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지난달 24일 대구 KIA전부터 7연승을 달성했다. 지난 4월17일 LG전부터 잠실 4연승, 5월20일 고척 키움전부터 원정 경기 6연승도 달성했다.
무엇보다 7연승은 10년 만에 나온 반가운 기록이다. 2015년 5월29일 잠실 LG전부터 6월5일 마산 NC전에서 7연승을 달성한 이후 3649일만이다. LG전 스윕도 2015년 5월29일~31일에 달성한 이후 3654일만이다.
삼성은 2010년대 초반 왕조 시절을 일궈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은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했다. 왕조시절의 끝자락 기억을 다시 소환한 것이다.
경기 초반부터 쉽지는 않았다.
1회초 삼성이 김지찬의 내야안타, 김영웅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만든 뒤 박승규의 우익수 플라이 아웃 때 2루에 있던 김지찬이 3루까지 옮겨갔다. 그리고 르윈 디아즈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에 있던 김지찬을 불러들였다.
그러자 LG는 1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이 내야 안타를 친 뒤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하는데 성공했고 후속타자 김현수의 2루 땅볼 때 3루까지 갔다. 그리고 오스틴 딘이 좌익수 희생플라이 아웃되면서 3루에 있던 박해민이 홈인했다.
양 팀은 3회에도 2득점씩 주고 받았다. 3회초 1사 후 박승규의 좌전 안타에 이어 디아즈가 중전 적시타를 쳐 3-1로 달아났다.
그러자 3회말 LG는 2사 만루의 찬스에서 문성주의 2타점 2루타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4회말 LG가 조금 더 앞섰다.
신민재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박해민의 투수 희생번트와 김현수의 뜬공에 3루까지 진루했다. 오스틴이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앞서나갔다.
삼성은 7회까지 내내 끌려가다 8회 한 방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2사 후 양도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이재현의 대타로 김태훈이 나섰다. 김태훈은 김영우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쳤고 타구는 쭉쭉 뻗어가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8.2m의 2점 홈런. 김태훈의 올시즌 첫 홈런이다. 이 홈런으로 삼성은 5-3으로 역전했다.
8회말을 투수 김태훈이 마운드에 올라 삼진 세 개를 잡아내며 막은 삼성은 9회에는 반가운 안타도 나왔다. 박승규의 안타, 디아즈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 구자욱이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점수차를 더 벌렸다. 앞서 2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던 구자욱은 모처럼 장타를 뽑아낸 뒤 환호했다.
삼성은 9회말 마무리 이호성이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이호성은 시즌 4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초반 수비 실수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대니 레예스가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차분하게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날 레예스는 5.2이닝 10안타 2볼넷 2삼진 4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어 “황동재-이승민-임창민 등 추격조 투수들이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막아낸 게 결국엔 역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며 “김태훈과 이호성은 두말 할 필요 없이 좋은 피칭을 했다”고 불펜의 호투도 칭찬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이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왼손타자라서 큰 것 한방을 기대하고 대타로 냈는데 최고의 결과물을 보여줬다”며 “많은 원정팬들에게 김태훈이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고 김태훈을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