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란 석유 수출과 관련한 제재를 잇달아 발표 중인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이란산 석유를 이라크산으로 둔갑시켜 밀수한 업체에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라크·세인트키츠네비스 이중 국적인 사업가 왈시드 알 사마라이가 이끄는 해운회사와 관련 선박들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미국 내 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란산 석유와 이라크산 석유를 혼합해 이라크산으로 판매해왔다. 이런 방식으로 이란 정권과 알 사마라이는 연간 최소 3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제재 대상은 알 사마라이 개인과 아랍에미리트(UAE)에 기반을 둔 바빌론 해운회사, 갤럭시 석유 유한책임회사 등 업체 2곳,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 9척, 관련 페이퍼 컴퍼니 5곳이다.
재무부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이란산 석유와 다른 상품들을 판매한 데 관여한 17개국의 해운사 15곳, 선박 52척, 개인 12명에 대해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이란의 석유 수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그리스 해운사와 중국의 원유 터미널 업체 2곳을 제재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선 안 된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이라크 내 영향력 행사에 맞서 싸우려는 이유"라며 "재무부는 이란의 석유 수입원을 표적으로 삼아 이란 정권이 미국과 그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한층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려는 테헤란의 지속적인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도 별도 자료를 내고 "미국은 이란 정권에 최대 압박을 가하고 그들의 불안정 조장 행위에 자금을 대는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