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대신 미식 경험"…호텔 레스토랑 즐기는 '멤버십' 인기

2025-05-11

특급호텔에서 레스토랑 식사권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이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수십만원의 가입비를 내야 하지만 유료 회원이 되면 가입비와 맞먹는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떠오른 것이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그랜드하얏트서울이 지난 2월 내놓은 다이닝 멤버십 '고메 바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가입자가 매달 목표치를 넘었다. 멤버십은 일식당 텐카이와 스테이크하우스, 더테라스뷔페 등 호텔 식음업장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담아 레스토랑 15% 할인 혜택과 다양한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1년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멤버십은 연회비가 60만원대 클래식부터 500만원대 법인형으로 나뉘는데 개인 고객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호텔 측은 전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 관계자는 "하얏트를 찾는 고객들의 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멤버십을 내놓게 됐다"며 "충성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은 2017년부터 다이닝 멤버십 프로그램 '테이스트 바이 포시즌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회원 수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닝 멤버십 회원의 95%는 내국인이며 나머지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다.

2023년에는 프리미엄 다이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젊은 층을 타깃으로 진입장벽을 낮춘 '사파이어' 타입을 추가했다. 루비와 블랙다이아몬드는 1년 단위로 가입비를 받지만, 사파이어 타입은 6개월 기준 가입비가 20만원 중반대다.

사파이어에 가입하면 레스토랑 10만원 금액권 2매와 컨펙션즈바이포시즌스 5만원 금액권 1매가 바우처로 제공되는 데다 호텔 내 레스토랑과 바, 베이커리 10% 할인 혜택이 적용돼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포시즌스호텔서울 관계자는 "호텔 개장 이후 내국인의 다이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호텔 안에서 세계 각국의 미식과 문화를 특별한 혜택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멤버십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객실 숙박 대신 식음 이용"…왜

국내 호텔들은 별도의 다이닝 멤버십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멤버십 혜택을 객실형과 식음형으로 나눠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멤버십 '워커힐 프레스티지 클럽' 가입 시 더 뷔페, 명월관, 온달 등 워커힐 내 주요 레스토랑에서 최대 33%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멤버십 단계 중 '오크'의 경우 객실형, 식음형, 혼합형 3종으로 구성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오크 식음형 가입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다.

워커힐 관계자는 "레스토랑 할인 혜택이 있어 친목 모임이나 가족 모임을 앞두고 가입하는 고객이 많은 편"이라며 "미식 혜택을 중시하는 고객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멤버십 '신라에스'를 객실 숙박권으로 제공하는 '객실형'과 레스토랑 이용권으로 제공하는 '다이닝형'으로 나눠 운영한다. 이 중 다이닝형을 선택하는 경우가 60% 정도에 달한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멤버십 '클럽 조선 브이아이피(VIP)'는 객실, 다이닝 등 원하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 할인권을 혜택으로 제공한다. 호텔 측은 최근 식음 매장에서 할인권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최근 몇 년 새 파인다이닝(최고급식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숙박과 달리 레스토랑은 예약업체를 통한 할인이 잘되지 않아 멤버십 혜택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최근 외식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차라리 돈을 더 주고 호텔을 찾는 고객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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