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제17대 총장으로 현 최외출 총장(68·사진)이 선임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 실세’라고 불리기도 한 최 총장은 연임 등과 관련해 최근 학교 총동창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이사회의 낙점을 받았다.
학교법인 영남학원은 영남대 17대 총장으로 최 총장이 선임됐다고 21일 밝혔다. 내년 2월부터 4년간 총장직을 보장받으면서 그는 8년간 대학 수장 자리에 앉게 됐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최 총장이 16대 총장으로 대학의 변화와 혁신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외출 총장은 1989년 3월부터 영남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영남대 대외협력부총장을 비롯해 박정희새마을대학원장·국제개발협력원장·행정대학원장 등 교내 주요 보직을 거치며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을 도맡았다.
영남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7년 대구대와 청구대를 합병해 만든 대학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80~1988년 영남학원 재단 이사장 및 이사를 지냈다. 이후 문교부(현 교육부) 감사에서 수십억원대 장학금 횡령과 입시 비리가 적발됐고, 1989년 2월 문교부는 영남학원에 관선이사를 임시 파견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2009년 재단이 정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재단은 박근혜 종전 이사 중심으로 정상화 됐다. 당시 선임된 이사 7명 중 4명을 박 전 대통령이 추천했다.
최 총장은 재단 정상화 직후인 2009~2010년 영남학원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서는 기획조정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박근혜정부 시절 ‘숨은 실세’로 거론되곤 했다.
차기 총장 선임 절차를 앞둔 올해 최 총장은 영남대 총동창회와 갈등을 빚었다. 최 총장의 이사회 장악과 연임 시도 등을 문제라는 게 총동창회의 시각이다.
앞서 학교법인 이사회는 2022년 12월 정관을 개정하고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없앴다. 이 위원회는 2010년부터 도입돼 왔다. 직선으로 총장을 선출하지 않는 대신 교수회나 직원노조, 총동창회 등 학내·외 관계자 9명을 위원으로 선임해 후보를 추천(간선제)하도록 했다. 총장 선출의 최소한의 민주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절차였다는 게 총동창회의 설명이다.
총동창회 측은 총장후보추천위가 사라지면서 영남대 총장 선임 과정에 구성원 참여나 절차적 투명성이 사라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회보를 통해 최 총장을 수차례 비판했다. 최 총장 측은 동창회가 사실 관계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편다며 반박했다.
영남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학교법인 이사회를 최외출 총장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재선임할 것으로 우려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개별 이사들이 문제점을 깨닫고 다른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착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