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050 원전 로드맵' 초안 확정, 이르면 연내 발표

2024-11-22

이르면 연내에 2050년까지의 국내 원자력발전(원전) 산업 목표 매출과 고용 규모 등이 담긴 중장기 원전 정책 로드맵이 발표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서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 수립 태스크포스(TF)' 최종 회의를 열고 로드맵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올해 3월부터 안정적으로 원전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 TF를 구성해 로드맵 수립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날 열린 최종 회의에선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주한규 원자력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원자력계 산·학·연 전문가 16명이 참여했다. TF는 국내 원전 산업 발전 전략으로 크게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원전 운영 고도화와 ▶소형모듈원전(SMR) 선도국 도약 ▶원전의 수출산업화 ▶원전 산업 기반 강화 ▶원전 정책 인프라(법·제도 및 수용성) 강화 등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목표 매출이나 고용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TF에서 논의한 방향성을 토대로 관계 부처와 기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연내에 로드맵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원전 산업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공지능(AI) 산업·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력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선진국의 경우 2050년 전력수요가 2021년 대비 8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탄소 중립 목표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원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힘을 실어온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 12일,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2050년까지 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에선 AI 열풍 속에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국가들도 점차 친원전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최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에너지 발전량을 세 배로 확대하겠다는 선언에 서명한 국가가 31개국으로 늘었다. 한국과 미국·캐나다·프랑스 등 기존에 이 선언에 서명한 25개국 외에 올해 케냐·튀르키예·엘살바도르·카자흐스탄·코소보·나이지리아 등 6개국이 추가됐다.

한국 입장에선 ‘K원전'수출을 위해서 원전 생태계가 유지돼야 하는 점도 있다. 실제 탈원전 폐기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 들어 원전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수주에 이어 현대건설이 총 사업비 19조원 규모 불가리아 원전 사업의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유승훈 교수는 “국내에서 원전이 계속 지어져야 인력이나 산업이 유지되고 원전 수주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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