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적인 소변 색은 연한 황갈색이지만 80대 여성의 소변이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터키 말라티아 푸튀르게 주립병원 가정의료과에 따르면 고혈압과 만성신장질환을 앓고 있던 87세 여성은 요저류 때문에 장기간 도뇨관을 삽입한 채 가정 간호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간병인은 정기적으로 도뇨관을 교체해왔고, 어느 날 소변 주머니가 선명한 보라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해 의료진에 보고했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발열·복통·배뇨통 등 요로감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전혀 없었다. 의료진은 무증상 세균뇨와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대사 불균형을 우선적으로 의심했다. 즉각적으로 도뇨관과 소변 주머니를 교체하고, 수분 섭취를 늘리도록 한 뒤 경과를 살폈다. 이후 48시간 동안 주머니 색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며 변색은 완전히 사라졌다.
◇ 원인은 ‘트립토판 대사’… 소변 자체는 정상
보라색 집뇨관 증후군(PUBS)은 소변 자체의 색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소변이 도뇨관을 따라 주머니로 모이는 과정에서 색소가 변환되며 발생한다.
식품에서 섭취한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장내 세균에 의해 인돌(indole)로 분해되고, 다시 간에서 인독실황산염 형태로 변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물질이 요로 내 특정 박테리아의 효소 작용을 받으면 인디고(청색)와 인디루빈(붉은색) 색소로 변해, 도뇨관과 PVC 소재 소변 주머니에 달라붙으면서 보랏빛을 띠게 된다.
전문가들은 “변비, 장기간 도뇨관 사용, 만성신장질환, 알칼리성 소변, 고령 여성” 등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 외관상 충격적이지만 대부분 무해… 항생제는 불필요
보라색이 나타나면 환자나 보호자, 간병인이 크게 놀랄 수 있지만 PUBS는 대부분 양성으로 경과한다.
실제 이번 사례에서도 명확한 감염 증상은 없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도뇨관과 소변 주머니 교체, 수분 보충만으로 완전히 회복됐다.
최근 의학 저널 ‘큐레우스(Cureus)’에 실린 논문에서도 해당 사례와 유사한 임상 평가 결과가 소개됐다. 연구진은 PUBS가 “시각적으로는 매우 충격적이지만, 실제로는 도뇨관을 사용하는 고령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무증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감염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의학계 “인지도 높아져야 불필요한 응급 방문·항생제 사용 줄여”
PUBS는 발생 기전이 명확해 치료보다는 도뇨관 교체·수분 섭취·경과 관찰이 핵심이다. 그러나 보호자가 증상을 ‘중대한 질병’으로 오해해 응급실을 찾거나 오진으로 인해 불필요한 항생제를 처방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의료진은 “고령·와상 환자가 많은 가정 간호 및 요양 환경에서 의료진·보호자 모두 PUBS를 알고 있어야 한다”며 “적절한 처치만 하면 대부분 수일 내 정상으로 회복되는 만큼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례는 지난 6일 큐레우스(Cureus) 저널에 정식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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