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알라타우 시티 투자 로드쇼' 행사 개최...한-카자흐 협력 필요성 강조
알라타우 지역 880㎢ 부지에 산업·금융·관광·교육 등 4개 특화구역 조성
한류 문화 체험공간 'K-PARK' 포함...고려인 강제이주 역사 상징성 담아
2048년까지 단계적 개발 추진..."외국 투자자 지원 위한 세제 혜택 마련"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카자흐스탄 정부가 고려인 회장이 이끄는 민간 투자사 카스피안그룹과 손 잡고 스마트 신도시 건설사업 '알라타우 시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카자흐스탄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국가가 해외 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투자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마트시티 건설 경험이 많은 한국이 사업 파트너로 적절하며 다양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15일 카자흐스탄 정부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알라타우 시티 투자 로드쇼' 행사를 열고 알라타우 시티 개발사업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자간담회에는 드리트리 문 카자흐스탄 인공지능(AI)·디지털개발부 차관, 사야삿 누르벡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 탈가트 라스타예프 카자흐스탄 교통부 차관, 루스탐 이사타예프 카자흐스탄 알마티 주 부지사, 최유리 카스피안그룹&고려인협회 회장, 김 베체슬라브 알라타우시티뱅크&카스피은행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알라타우 시티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정부와 민간 투자사 카스피안그룹이 주도한다. 이는 카자흐스탄이 자원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첨단 사업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알라타우 시티는 ▲금융·비즈니스·문화·건축 구역 '게이트' ▲의료·교육·경제·학문 구역 '골든' ▲첨단 산업·유통·물류 구역 '그로잉' ▲관광 구역 '그린' 등 총 4개 특화구역으로 구성된다. 블록체인, AI 등 첨단기술을 적극 도입해 지식, 금융, 관광의 글로벌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알라타우 시티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 북쪽에 위치한 알라타우 지역에 조성된다. 부지 규모는 약 8만8000헥타르(ha)로 서울의 1.45배 면적에 해당한다. 2048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될 계획이다. 우선 전체 면적의 약 200분의 1에 해당하는 440ha를 중심으로 25조원을 1차 투입해 4개 특화구역을 구성한다. 금융·비즈니스·문화·건축 구역 '게이트', 의료·교육·경제·학문 구역 '골든', 첨단 산업·유통·물류 구역 '그로잉', 관광 구역 '그린' 등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웡 히앵 파인 카자흐스탄 대통령 알라타우시티 국책사업 고문은 "오늘날 알마티는 전 세계를 잇는 상업 중심지가 됐다. 알라타우 시티 프로젝트는 그 상업적 중심성을 활용해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아이디어"라며 "신기술, 디지털 기술, 새로운 이동수단을 도입해 현지 국민들에게 높은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국제 투자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항공·지상·통신·디지털 화폐 등 모든 신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윙 고문은 "이 사업은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정확한 사업비를 산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초기에만 약 7ha 규모 부지에 대해 10억 달러 사업비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를 토대로 8만8000ha 부지에 대한 사업비를 추측하면 투자 규모가 매우 거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첨단 인프라를 마련할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며 "현재 세계 최대 규모 건설장비 제조업체 중 한 곳과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이라고 부연했다.
알라타우 시티에는 한국-카자흐스탄 문화·비즈니스 복합공간 'K-PARK'도 조성된다. 1973년 고려인 강제이주 당시를 기억하고 고려인의 정체성을 세대를 이어 보존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K-PARK는 알라타우 시티 내 약 10ha 규모 부지에 건설된다. K-콘텐츠, K-팝, K-라이프스타일 등 한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공원, 식당, 숙박, 뷰티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달 12일 착공식을 개최했으며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최유리 카스피안그룹&고려인협회 회장은 "과거 강제이주 당시 고려인들이 굶어 죽을 것처럼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카자흐스탄이 우리 민족을 수용하고 도와준 점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2027년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을 맞아 K-PARK 건설 계획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K-PARK는 정부 지원이 아닌 자체적인 민간 자금을 통해 이뤄지는 사업"이라며 "K-PARK가 고려인 선조들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고 기념비적인 건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드미트리 문 차관 카자흐스탄 AI·디지털개발부 차관은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 "알라타오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국가가 한국"이라며 "한국에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대기업이 많고 전반적으로 스마트시티 건설 수준이 높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은 아직 관련 분야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느껴서 첫 번째 투자 유치 대상국으로 결정했다"며 "한국의 사업가들이 카자흐스탄에 진출해서 무역과 사업 활동을 하는 데 매우 유리한 환경을 구축하는 법과 제도가 이미 완비됐다"고 강조했다.
사야삿 누르벡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 기업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야삿 장관은 "카자흐스탄은 동남아, 러시아, 인도, 중국, 유럽의 모든 물류가 지나가는 교착지로 수송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동시에 카자흐스탄은 원자재, 광물, 금속 등을 공급하는 국가인 만큼 자원을 필요로 하는 한국에게 안정적인 공급처가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알라타우 시티는 투자자를 위한 각종 세제 혜택이 지원되고 있어 모든 신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며 "카자흐스탄은 큰 대륙을 보유하고 있고 젊은 인구가 많아 각종 지표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탈가트 라스타예프 카자흐스탄 교통부 차관도 "카자흐스탄은 유연한 사고와 태도를 갖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과 기업을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루는 국가 중 하나"라며 "기회와 잠재력이 매우 많은 국가이며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알라타우 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