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삼부토건이 최근 경기 남양주시 덕소1구역 도시개발사업 부지를 13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1호 건설사업자로 꼽히는 삼부토건은 최근 영업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직원 임금과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을 체불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끌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 달 27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덕소1구역 도시개발사업 부지를 총 1300억 원에 매각했다. 매수자는 부동산개발업체인 HMG와 그 계열사 등 다수로 전해졌다. 거래가 확인된 부지는 총 6만 5000㎡ 규모로 삼부토건과 계열사들이 지난 2020년~2021년 무렵 도시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사들인 땅이다. 당시 일대 매수금액은 127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대 부지 매각 작업은 한 차례 부침을 거쳤다. 삼부토건은 회사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지난해 4월 오하트라헤레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덕소1구역 부지를 130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양측은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삼부토건은 이 계약이 무산 된 이후 지난 달 계약 체결까지 복수의 매수의향자와 매각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은 현재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2020년 영업 실적이 -78억 원으로 적자 전환한 뒤 영업 손실 규모가 2021년 44억 원, 2022년 808억 원, 2023년 782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손실은 678억 원으로 연간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회사에 누적된 결손금은 2881억 원,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1712억 원에 달한다. 회사는 지난 8월 상반기 외부 회계감사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삼부토건은 우리나라 1호 건설사업자다. 1948년 4월 설립돼 1965년 3월 국내 처음으로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땄다. 이후 경인·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 1호선 등 굵직한 토목사업과 자체 주택 브랜드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주택·건축 사업을 벌였다. 1970년대만 해도 시공능력이 10위권에 들었지만, 현재는 71위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재정난으로 회사 직원 임금과 협력업체 공사비까지 체불하는 상황에 처했다.
삼부토건 최대주주는 화장품 제조업체인 디와이디다. 앞서 삼부토건은 2015년 경영부실로 법정관리에 돌입한 뒤 2017년 휴림로봇 컨소시엄에 매각됐었다. 디와이디는 2023년 2월 기존 주주들로부터 지분 8.85%를 700억 원에 인수하며 회사 경영권을 가져왔다. 당시 자기 자본이 34억 원에 불과해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 잇따랐다. 디와이디 지분은 유상증자로 지난해 4월 11.49%까지 늘었지만 올해 8월 잇따른 장내매도로 3.48%까지 낮아진 상태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현재 사람이 많이 없어서 언론 대응을 할만한 형편이 되지 않는다. 딱히 전할 내용이 없다”고만 말했다. HMG 관계자는 “현재 일대 토지 매입은 완료한 상황이지만, 매수까지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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