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가 아닌 의지가 꿈을 이뤘다’ 한예종·서울대 동시 합격한 서민제 군

2025-12-30

 수준 높은 레슨과 고가의 악기 없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서울대학교 음대에 동시 합격한 서민제(19) 학생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수억 원대 악기를 다루며 고가의 레슨을 받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150만 원짜리 바이올린으로 당당히 합격이라는 영예를 안았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 학생과 바이올린의 첫 대면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순창의 동네 바이올린 학원에 다니며 취미삼아 시작한 바이올린이었지만, 당시 학원 원장 선생님은 그의 재능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됐다.

 이후 전공을 결심한 것은 2020년 중학교 2학년 때. 한참이나 늦은 출발이었다.

 어머니 오경희 씨는 “늦게 시작한 만큼 끊임없이 연습했다. 하지만 예술중학교나 예고에 다니는 또래 학생들과의 격차를 좁히기란 쉽지 않았다”며 “아이도 현실의 벽 앞에서 지치고 힘들어하며 2년 간은 슬럼프가 왔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바이올린을 내려놓으라고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절대 좋은 대학에 갈 필요가 없고 합격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끝없이 격려해 줬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내가 못 해서 안 한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거구나. 하면 되는구나’라고 말하더라”면서 “이후에는 입시를 위해 손가락이 갈라지고 피가 나도 하루에 15시간 이상 연습을 하고 진통제와 파스로 버텨가며 연습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한예종과 서울대 동시 합격이라는 특별한 이력을 만들어냈으며, 2021년 전주대학교 전국음악콩쿠르 1위, 2021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음악영재아카데미 오케스트라 협연, 2024년 제73회 이화경향콩쿠르 고등부 3위, 2025년 제27회 Seoul Arts Concours 현악부문 전체 1등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려한 수상 이력을 뽐내고 있다.

 또 서 학생은 자신의 모교와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공동체를 찾아 재능기부 연주를 통해 희망을 전하고 있다.

오 씨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의 꿈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민제 학생의 사례는 단순히 악기값이 아닌 의지와 끈기가 진정한 실력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시골 소년의 당찬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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