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담 프로그램에만 인원 몰려…맞춤형 컨설팅 선호도↓
계명대, 8개 프로그램에서 참여인원 '0명'…"정책 보완해야"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8개 대학의 프로그램 실적을 살펴보니 대다수 청년은 취업상담 서비스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일부 대학에서는 참여자가 0명인 프로그램도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청년 고용 정책을 수립할 때 고용 중심의 정책보다는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8개 대학은 건국대, 성신여대, 단국대, 동의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전주대, 배재대다.
이중 대다수 대학은 구직 장기화 청년을 대상으로 구직 의욕을 고취하고 일 경험과 경력설계를 지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보다는 일차적인 취업상담 프로그램을 위주로 운영했다. 미취업 졸업생들도 짜인 프로그램대로 취업상담 참여자 수가 가장 많았다.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 시범사업 선호도에 따르면 계명대는 졸업생 상담 제공 프로그램이 874명으로 가장 많은 참가자를 기록했다. 동의대는 고용서비스 정보제공 프로그램이 756명, 대구가톨릭대는 오픈콜 프로그램이 223명, 배재대는 심리취업 통합상담 지원이 201명, 전주대는 드림잡 인재풀 프로그램이 153명, 성신여대는 진로 및 취업상담 프로그램이 148명, 건국대는 졸업생도 상담받고 싶어 프로그램이 118명, 단국대는 취업 실전 공략반이 81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학별 참여자가 가장 적은 프로그램을 보면 대구가톨릭대의 DCU 직장인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1명으로 가장 적었다. 동의대는 현장실습·인턴십연계·기업탐방 프로그램이 3명, 건국대는 비대면 첨삭 프로그램이 5명, 배재대는 졸업생 메일컨설팅 프로그램이 7명, 성신여대는 청년고용정책 참여 프로그램이 8명, 전주대는 졸업생 마음케어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13명, 계명대는 강소기업 매치업 캠프 프로그램이 15명, 단국대는 취업 집중 관리반이 48명으로 확인됐다.
대학별 참여자 수가 0명인 프로그램도 있었다. 계명대는 맞춤형 취업 교육 등 8개 프로그램이 무더기로 폐강됐다. 성신여대는 선호 직무 기업 탐방 프로그램, 전주대는 현장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배재대는 CAD 프로그램의 참여자 수가 0명이었다. 미취업 졸업생들은 특화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가 낮았다.
청년고용올케어플랫폼은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시범대학도 올해 8개 대학에서 내년 121개 대학으로 전면 확대된다. 이에 따른 정부 예산은 올해 3억1200만원에서 내년 168억원으로 급증한다. 시범사업 실적을 생각하면 내년에 사업을 전면적으로 확대해도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공급이 아닌 수요 측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는 수급불균형의 문제"라며 "수요 측면을 해결하지 않고 취업이 안되는 것이 개인의 잘못이라고 전제한 청년 취업 정책만을 발표하면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등 EU(유럽연합)의 청년보장제를 도입·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일차원적인 정책이 아닌 부채, 주거, 교육, 문화 분야를 총망라한 종합적인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천하람 의원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국가재정을 수백억 원씩 투입해도 청년 미취업률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거, 결혼, 양육 등 청년 세대의 부담을 해소하면서 고용을 장려하는 연계 제도를 정부, 지자체와 기업이 함께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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