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성급하게 하고자 하지 말고, 조그만 이익을 보려 하지 말아야 한다

2025-06-26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夏爲莒父宰, 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자하위거보재, 문정. 자왈;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

자하가 거보의 읍제가 되어 정사에 대해서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급하게 하고자 하지 말고, 조그만 이익을 보려 하지 말아야 한다.

성급하게 하고자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려 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_자로子路 13.17

공자의 제자 자하는 시와 예에 능했지만, 지나치게 신중하고 겸손해서 공자가 이를 지적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고사성어는 자신감 넘치는 자장과 겸손한 자하 때문에 생겼습니다.

즉, 공자의 제자 자공이 자장과 자하 중에 누가 더 낫냐는 질문을 하자, “자장은 너무 지나치고, 자하는 모자르다”라고 하면서 오히려 지나침은 모자름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다소 부족한 자하가 자장보다 낫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자하가 막상 거보라는 고을의 읍제(오늘날의 군수나 시장)가 되자 공자는 걱정이 되었는지 다음과 같은 조언을 했습니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서두르지 말고, 조그마한 이익을 탐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서두르면 일을 끝마치지 못하고, 작은 이익에 함몰되다보면 보다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지방권력의 정점에 있으면 이런저런 유혹거리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지방의 호족들이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서 관리를 포석하려고 들 것이고, 그렇게 타협을 하다보면 백성의 안녕보다는 결국 세도가나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니까요. 공자는 이러한 행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자가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이익보다는 자신의 소신에 맞게 백성들을 위해서 ‘인’을 실천하기를 바랐습니다.

바로 앞에 이익보다는 대의를 추구한다는 것

공자가 천하주유를 할 때 그의 제자들과 위나라에서 몸을 의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욕구가 강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50대 중반의 나이에 고국인 노나라를 떠나서 천하를 주유했던 것입니다. 결국 공자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왕을 도와서 ‘인’과 ‘예’를 갖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으니까요.

어느 날 위나라 영공의 대부인 왕손가라는 사람이 공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안방 신에게 잘 보이는 것보다 차라리 부뚜막 신에게 아첨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안방은 집안의 중심이기 때문에, 안방 신은 위정자인 ‘영공’을 빗댄 것이고, 부뚜막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부뚜막 신은 바로 왕손가 자신을 비유한 것입니다.

이 말은 별로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영공에게 잘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잘하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질 것이라는 암시였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습니다”

공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군주를 배신하고, 다른 세도가에게 아첨을 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고, 소인이나 하는 짓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를 거절한 것입니다.

공자는 자하에게 또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너는 군자다운 학자가 되어야 하고, 소인 같은 학자가 되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공자는 제자가 군자와 같은 마음을 갖고 ‘인’과 예’에 기반해서 자신의 도를 따르는 학자가 되길 원했습니다.

이후 자하는 스승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공자의 십대 제자인 ‘공문십철’에 꼽힐 정도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또한 공자의 사후에는 이웃나라 위나라의 정치가가 되었고, 전국시대 초반 위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위 문후의 스승이 될 정도로 학자로서도 인정받았습니다.

‘예’를 강조한 그는 ‘효’를 강조한 증자와 달랐으며, 이후 ‘성악설’로 유명한 순자가 자하의 뜻을 계승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위나라의 유명한 병법가이면서 ‘오자병법’을 만든 백전불패의 유명한 장수인 오기도 그의 제자였습니다.

소인보다는 군자의 길을 간다는 것

《논어》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군자와 소인입니다. 공자는 “군자는 위로 통달하고, 소인은 아래로 통달한다”고 했습니다(헌문 편). 여기에서 위는 보다 큰 ‘대의’를, 아래는 ‘욕심’일 것입니다. 또한 그는 “군자가 중시하는 것은 덕이고, 소인이 중시하는 것은 토지와 재산”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공자가 이익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당한 이익 추구는 지지했기 때문에 그의 수제자 자공도 막대한 부를 이루면서 그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었습니다. 다만 공자는 오직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을 ‘소인’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보통 눈앞의 작은 이익에 흔들립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내가 당장 취하거나 누릴 수 있는 것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이해관계로 기쁨과 슬픔이 오락가락합니다. 그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자칫 조그만 이익에 목매다가 정작 큰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를 보통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합니다.

음식점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장사가 어려울 때 제일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단골입니다.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면 서로가 윈윈(Win-win)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정성스런 음식에 고객의 마음은 언제든지 나의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당장의 사소한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더 오랫동안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의 ‘가치’를 확실히 정립하고, 거기에 맞춰 사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그 안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인’의 정신이 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한 분야에서 진정한 장인(匠人)이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5년, 10년 뒤의 일을 생각하고 계획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의 이득보다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공자가 소망하던 군자의 자세이고, 그러한 군자가 모인 사회이고 국가입니다. 사람들이 시야를 넓혀서 보다 큰 가치를 위해서 ‘인仁’과 ‘덕德’, ‘예禮’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시작은 각 개인으로부터입니다.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볼까요? 성급하게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친 적이 있는가요? 당장 나의 눈앞에 놓인 이익을 탐하다가 큰 것을 놓친 적이 있는지요?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치밀한 리더의 한 수》,《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출간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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